가상화폐 비트코인 가치 폭등의 배후로 ‘와타나베 부인’이 지목됐다. 와타나베 부인은 특정인이 아닌 일본의 가정주부 투자자를 통칭하는 말이다.
도이체방크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와타나베 부인들이 비트코인 투자 과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 무라키 마사오는 “환투자에 주력했던 일본의 개인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투자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와타나베 부인’은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개인 투자자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 투자자의 비율은 직장인보다 가정주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가장 흔한 성 중 하나인 ‘와타나베’를 붙여 이 조어가 만들어졌다. ‘복부인’ 정도로 의역할 수 있다. ‘와타나베 부인’은 저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일본의 전통적 투자방식과 다르게 외환차액 거래 등 고수익에 뛰어드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는 아시아에서 유독 과열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은 선두주자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크립토컴페어 분석에서 일본의 엔화 거래가 비트코인 투자 자본에 차지하는 비중이 62%다. 한국의 원화 비중은 9%, 미국의 달러 비중은 21%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도이체방크 보고서는 비트코인 가치가 올해 1600% 넘게 폭등한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치가 폭락해 ‘버블 붕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경우 ‘와타나베 부인’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 도이체방크의 분석이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비트코인 거품이 꺼질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충격, 정책과 규정을 깊숙이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