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은 공동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갈 운명적 동반자”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그러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이 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 정부의 사드 봉합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과 중국은 여전히 사드 관련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이 최근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역지사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그간의 골을 메우고 더 큰 산을 쌓아가기 위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고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며 “양국이 공동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운명적 동반자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반드시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하며 전쟁과 혼란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며 “한반도 문제는 최종적으로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CCTV가 보도했다.
시 주석은 앞서 모두발언에서는 “중·한 수교 25주년을 맞아 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지금 모두가 아는 이유 때문에 중·한 관계는 후퇴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이 상호 존경과 신뢰에 기초해 우리가 추구하는 더 나은 길을 닦아서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중·한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관건적인 시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나는 한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문 대통령과 전략적인 소통과 효율을 강화하면서 양측 이익을 심화시키고, 양자 관계를 강화하고, 방향을 정확하게 잘 잡아 양국 관계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확대정상회담 56분, 소규모 정상회담 80분 등 136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시 주석 초청으로 국빈만찬을 함께했고, 시 주석 내외는 청와대 초청으로 한·중 수교 25주년 문화행사에 참석했다.
베이징=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