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이 주축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공백을 이겨내지 못하고 4연패 늪에 빠졌다. 라틀리프 부재로 인한 고충이 겹치면서 이상민 감독의 속은 점점 타들어가고 있다.
삼성은 1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70대 81로 졌다. 10승 12패를 기록한 삼성은 리그 7위로 추락했다.
라틀리프의 빈자리가 컸다. 라틀리프는 치골염 부상을 당해 지난 6일부터 3주간 전력에서 이탈했다. 삼성은 이날까지 라틀리프 없이 치른 3경기에서 모두 졌다. 부상 대체 선수로 칼 홀이 왔지만 라틀리프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이날 1쿼터부터 10-30으로 끌려가며 고전했다. 레이션 테리, 마커스 블레이클리, 이종현, 함지훈 등 현대모비스 빅맨들은 높이의 우위를 앞세워 라틀리프 없는 삼성의 골밑을 사정없이 휘저었다.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는 2쿼터에는 더욱 격차가 벌어졌다. 2쿼터가 끝났을 때 삼성은 이미 27-55, 28점 차로 뒤지며 일찌감치 패색이 짙어졌다.
삼성은 4쿼터까지 리바운드 개수에서 29-52로 지며 현대모비스에 제공권을 완전히 내줬다. 게다가 현대모비스의 이종현이 19점 13리바운드, 블레이클리와 테리가 각각 15점씩을 올리며 골밑에서 제 몫을 다하는 바람에 삼성은 더욱 어려운 경기를 했다.
라틀리프의 부재로 삼성은 여러 고충을 겪고 있다. 단순히 높이만 낮아진 게 아니라 선수들의 외곽포도 죽었다. 삼성 선수들은 이날 3점슛 15개를 시도해 3개만 넣었다. 그마저도 김동욱이 홀로 3개를 꽂은 것이다. 팀 3점슛 성공률은 20%밖에 되지 않았다.
라틀리프의 공격 리바운드를 믿고 슛을 쏘던 슈터들의 자신감이 반감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라틀리프가 마지막으로 뛴 지난 5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삼성의 3점슛 성공률은 50%였다. 8일 부산 kt전은 47%, 12일 KCC전 23%, 그리고 이날 경기에선 20%까지 추락했다.
한편 서울 SK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인천 전자랜드와 2차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92대 87로 승리를 거두고 KCC(16승 6패)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SK 주포 애런 헤인즈는 23점 16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써냈다. 헤인즈는 올 시즌에만 4차례 트리플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한 시즌 트리플더블 4위 타이 기록이다. 2002-2003 시즌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에서 뛴 마르커스 힉스가 작성한 바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