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퇴근 후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나요’란 취재의뢰가 들어와 직장인 4명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퇴근인 듯, 퇴근 아닌, 퇴근 후의 삶
“퇴근 뒤엔 도란도란,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며 세상사는 얘기를 한다.” “집 앞 공원을 한 바퀴 뛰며 건강을 챙긴다.” 이런 건 무슨 아파트 광고에나 나오는 인생 아니냐?
임지완(31·유통업)씨의 퇴근 후
“이건 뭐 퇴근을 밤 10시에 하니… 집에 오면 개똥만 한바가지다. 치우고 강아지 씻기고 털 빗겨주다 보면 한 시간이 후딱 간다. 서럽다.”
“세탁기 소리가 시끄럽다고 아랫집이 항의해도 어쩔 수 없다. 내일 출근하려면 지금이라도 세탁기를 돌려놔야 한다”
손민호(29·서비스업)씨의 퇴근 후
“텔레비전에서 혼술 혼밥을 무슨 취미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혼자 사는 직장인에겐 그냥 일상이다”
“조금 외롭지만 혼자 맥주 한 잔 할 땐 나름 기분이 좋다. 그렇게 유튜브에서 귀여운 고양이 영상이나 재밌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스르륵 잠이 온다”
윤한수(30·미디어업)씨의 퇴근 후
“봄에는 나름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키 큰 해바라기를 베란다에 심었다. 하지만 밤낮 뒤섞인 채 주말까지 일하다보니 어느새 해바라기는 죽어있었다”
“열대어 6마리를 조그만 수조에서 키우려고도 시도해봤다. 그러나 언제인지도 모른다. 몇날 며칠 일만하다 우연히 수조를 바라보니 다 죽어있었다. 집 앞 공터에 묻어줬다”
양예나(31·전문직)씨의 퇴근 후
“어느 날은 너무 피곤해서 앱으로 집 청소해달라고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받았다. 도대체 뭘 사러갈 시간이 없어 새벽배송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기도 한다”
“카톡 때문에 퇴근을 해봤자 몸만 집에 있지 일은 계속된다. 일도 쇼핑도 청소도 다 스마트폰으로 하고 있노라면 인생이 통째로 인터넷에 집어 먹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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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