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안에서 북한에서 떠밀려 온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선이 또 발견됐다. 목조선 내부에는 일부 백골화가 진행된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이 중 1명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배지를 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NHK에 따르면 혼슈(本州) 북부 아키타(秋田)현 기타가미(潟上)시의 한 해안에서 지난 12일 오후 목조선 1척이 전복된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 및 해상보안부가 13일 선내를 조사한 결과, 일부 백골화가 진행된 시신 2구가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1명은 상의 왼쪽 가슴 부분에 김정일 초상화가 넣어진 배지를 달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및 해상보안부는 목조선이 북한을 출항한 뒤 떠밀려온 것으로 보고 2명의 신원 및 선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13일 오후 1시 반쯤 아키타시의 또 다른 해안에서도 남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신원을 확인 중이며 이 남성의 바지 주머니에서 한글이 적힌 종이가 발견된 것을 볼 때 북한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동해쪽 일본 해역 및 해안에서는 북한에서 떠밀려 온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선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아키타현에서만 13일 아키타시에서 2척, 오가(男鹿)시에서 1척이 발견됐다.
한편 일본에서는 올 한해 북한에서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선이 지난 13일 기준으로 총 83건으로 확인됐다.
북한에서 일본으로 떠밀려온 목조선은 지난 2013년에는 한해 동안 80건이 확인됐지만, 그 이후로는 연 평균 40~60건 사이로 집계됐고 올해는 최다를 기록했다. 83건 중 대부분은 선체만 떠밀려왔지만, 이 가운데 5척에는 사람이 타고 있었으며 총 42명으로 확인됐다. 시신이 확인된 사례는 6건이다.
일본 해역에 북한 목조선 표류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해상보안청은 북한이 외화 획득을 위해 무리하게 어선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부근까지 진입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해상보안청은 향후에도 북한 목선의 유입과 표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