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오보 논란’ 입 다문 MBC…“최승호도 다를 것 없어” 비판

입력 2017-12-14 11:06
MBC보도 캡처

최승호 신임 사장 체제의 MBC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중동 특사 방문 관련 의혹을 첫 단독 보도로 내놨지만, 쇄도하는 비난과 함께 청와대의 정정보도 요청까지 받았다. 그러나 아직도 공식사과나 정정보도로 이어지지 않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MBC는 지난 11일 ‘이례적 중동 특사 파견…MB 비리 관련?’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단독 보도했다. MBC는 임 실장이 중동으로 특사 방문한 이유에 대해 “파병부대 장병의 격려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과거 MB 정권의 비리 문제와 연관된 중동 국가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 관계자가 MBC에 밝혔다”고 전했다.

MBC는 “임 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실질적 통치자인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났다”며 “그는 2009년 20조원 규모의 한국형 원전 수주를 계기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워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외교가에선 원전 관련 의혹이나 MB 비리에 대한 본격 조사에 앞서 임 실장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하고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사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MBC보도 캡처

그러나 MBC 보도 직후 청와대는 “임 실장이 이전 정권 비리와 관련해 중동지역을 방문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MBC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나서 “확인되지 않은 과감한 보도에 유감을 표시한다”며 “확인 절차 제대로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한 톤으로 부인하기도 했다.

중동행 비행기를 탔던 임 실장은 지난 12일 귀국했다. 임 실장은 2박 4일 일정 간 UAE 왕세제, 레바논 대통령과 외교현안을 논의하고 UAE 아크부대와 레바논 동명부대를 찾아 우리 장병들을 격려했다. 청와대는 임 실장의 행보에 대해 “알려진 게 전부”라는 입장을 전하며 MBC 보도를 비롯한 각종 설에 대해 다시 한번 일축했다.

그러나 MBC는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승호 PD가 사장이 됐지만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트위터에 “SBS는 대선 당시 ‘세월호 인양 고의지연’ 오보를 낸 후 정식으로 공식사과까지 했다”며 “그러나 MBC는 아직 사과조차 없다. 국민은 공정하고 책임있는 방송을 원한다”고 질타했다.

전 의원이 비교한 SBS 보도는 지난 5월 2일자로 당시 SBS는 익명의 해수부 공무원 발언을 인용, 해수부가 부처의 자리와 기구를 늘리기 위해 세월호 인양을 고의로 지연하며 차기 정권과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이 반박 논평을 내고 법적 대응을 언급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다음날인 3일 SBS는 “보도 내용에 충실히 의도를 담지 못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상세한 취재내용 등은 후속 보도로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