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가족이 말려서” 이재용 재판 또 불출석… 재판부 ‘증인’ 철회

입력 2017-12-13 16:17

국정농단 스캔들을 폭로한 고영태(41·사진)씨가 또 다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핵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이번에도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소환에 불응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13일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5명의 뇌물공여 등 혐의 항소심 13차 공판에서 “고씨가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영수특별검사팀은 “고씨에게 계속 출석을 요구해 왔고, 고씨가 어제 저녁까지도 잘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오늘 오전 신변 위협 우려도 있고, 가족도 만류해 나가지 못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지난달 29일 이 부회장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집 괴한 침입 사건으로 놀란 노모가 출석을 말려 재판에 나오지 못하겠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냈었다.

앞서 고씨는 지난 9월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던 자신의 보석 심문 기일에서도 “구속 과정에서 심적으로 많은 부담이 있었다. 가족을 지켜주면서 재판을 받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특검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경위 등을 묻기 위해 고씨를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출석하지 않자 고씨를 증인에서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재판은 개정한 지 10분만에 종료됐다.

이 부회장 재판은 오는 18일과 20일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20일 최순실(61)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