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죽자” 옛 남친에 납치된 20대女 ‘공포의 5시간’

입력 2017-12-13 16:11

헤어진 옛 여자친구를 납치해 끌고 다니며 “함께 죽자”고 협박하던 남성이 5시간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코드 제로’를 발령하고 강원도 강릉에서 남성을 찾아냈다. 코드 제로는 생명이 위험한 중요 범죄 사건을 초기 단계에 해결하기 위한 집중 수사 체제를 말한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13일 오전 3시30분쯤 강릉시 성산면 도로에서 옛 여자친구 A(25)씨를 납치해 도주하던 김모(24)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 검문을 뿌리치고 차를 몰아 도주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차를 버리고 달아난 김씨는 인근 하천변에 숨어있다가 붙잡혔다.

김씨가 A씨를 납치한 것은 12일 오후 10시20분쯤이었다. A씨와 함께 식당에 들렀던 김씨는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유인했다. 곧 돌변한 김씨는 A씨를 강제로 차에 태웠다. 공포의 질주가 시작됐다. 김씨는 “함께 죽자”며 A씨를 협박했다. 흉기를 소지한 채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인제 일대를 오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A씨 실종신고를 접수한 것은 13일 오전 1시 무렵이다. 신고자는 경찰에 A씨로부터 ‘무섭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알렸다. 신고 내용을 확인한 경찰은 A씨가 납치당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곧 시민 생명이 위험한 중요 범죄 상황을 의미하는 코드 제로가 발령됐다. 동대문경찰서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김씨의 위치를 파악해 강릉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했다. 주요 이동로에 긴급 배치된 강릉경찰서 서부지구대원들이 검문 과정에서 김씨를 발견했고, 도주한 그를 수색 끝에 검거했다. A씨는 김씨가 경찰에 체포될 때까지 5시간 동안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이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