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경험한 생존자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더 끔찍”

입력 2017-12-13 13:51 수정 2017-12-13 13:56

어린시절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토마스 버겐셀(Bergerghal) 전 국제사법재판관(ICC)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2차 세계대전 나치 시절 세운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 더 끔찍하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이같은 증언을 북한 수용소 현실을 담은 문서와 함께 보도했다.

버겐셀은 1970~2006년 수감자나 교도관으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을 종합해 김정은 위원장을 ICC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한 3명의 ICC 재판관 중 한명이다. 당시 판사들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계속 운영 중이라고 판단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버거셀은 국제 변호사 협회(International Bar Association)의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범죄 조사’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이다. 그는 북한 교도소 내 잔인한 행위를 당하는 소용자가 8만명에서 13만명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보고서는 탈북자들의 증언, 전직 감옥 경비원, 학술 연구, 비디오 및 성적 증명서 등을 종합해 작성됐다. 수감자들은 살인, 고문, 투옥, 성폭력 등 인권 범죄에 대해 증언했다. 북한은 50년 동안 수십만 명의 정치범을 수용소에 수감했고, 3세대까지 광산 등지에서 혹사 당했다.

또 북한 수용소 현실을 담은 보고서에 따르면 수감자들은 음식을 찾아다니다가 체포돼 사형 당하거나 하루 20시간 이상 탄광에서 일하며 영양실조 탓에 쓰러져 갔다. 특히 여성 수감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강간으로 낙태가 이어졌다. 또 수용소를 탈출하려다가 붙잡힌 한 수감자는 맨몸으로 거꾸로 매달려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 특히 물고문은 이물질을 섞은 물을 코에 무작정 들이붓는 방식이었다.

남아프리카의 판사 나비 필레이(Navi Pillay)가 작성한 보고서에도 “과거나 현재의 어느 곳도 비교할만한 상황이 없다. 이것은 전체 인구가 협박의 대상이되는 최대 수준의 비극이다”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북한 인권 범죄에 대해 조사하고 김정은 위원장, 당국 관리, 감옥 관리자를 비롯한 책임자들에 대해 국제 재판소 제소를 요구하고 있다.

안태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