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서커스’(미국 라스베이거스),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마카오)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설공연은 각 도시를 글로벌 쇼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로 만드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무용수의 유려한 몸놀림이나 곡예사가 펼치는 묘기 외에도 공간, 음향, 조명, 특수효과를 아우르는 최첨단 미디어 기술이 융복합된 이들 쇼는 관객의 눈을 사로잡으며 대표적인 관광 상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자본 규모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과 큰 차이가 있고, 이에 꾸준히 인기를 얻는 대형 쇼 자체가 흔치 않은 형편이다.
엠쓰리디미디어아시아(대표 임도근)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그래픽(CG) 기반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무기로 중국 쇼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한국 CG산업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나섰다. 각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쇼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키우고 있는 중국지역에 한국의 우수한 CG 및 특수영상 제작 기술로 만든 대형 상설쇼를 공급하며 수출길을 새로 열겠다는 전략이다.
그 대표적인 성과물로 엠쓰리디미디어아시아가 지난 여름 중국 한성시 사마천사(司马迁祠)에서 선보인 대규모 멀티미디어 워터쇼 ‘대하의혼’을 꼽을 수 있다. ‘대하의 혼’은 한‧중 합작 컨소시엄을 구축한 회사가 CG를 포함한 기획부터 연출, 구현 등 제작 총책임을 맡아 사마천의 고향인 한성시가 품은 설화와 민담을 표현한 작품이다.
엠쓰리디미디어아시아는 사마호수 위에 분수를 활용한 가로 16미터, 세로 12미터의 대형 워터스크린 3개 등 대규모 공연환경을 조성하고, 프로젝션 맵핑으로 사마천의 일대기를 화려하게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사전 CG작업과 유체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인물은 물론이고 홍수, 산불, 거대한 용문(龍門), 하늘을 가르는 용 등 환상적인 장면들을 호수 위에 압도적으로 펼쳐낸 것이다.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필요해 중소기업으로서는 어려울 수도 있는 작업이었지만 지난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CG기반 新비즈모델’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2년에 걸쳐 인력, 자금, 프로덕션 기반 등을 보완한 덕에 결실을 얻게 됐다.
중국을 비롯한 전 아시아시장에서 쇼엔터테인먼트에 필요한 첨단 멀티미디어 기술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 NIPA의 지원사업은 한국 CG기업의 콘텐츠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받는다. 엠쓰리디미디어아시아를 통해 국내 기업의 CG기술이 영화나 드라마 속 시각효과(VFX) 뿐 아니라 대규모 오프라인 상설쇼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수준임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실제 엠쓰리디미디어아시아는 ‘대하의혼’으로 중국 섬서성 언론의 주목을 이끌어내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회사는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중국 현지의 콘텐츠 환경에 맞춰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 터키, 인도네시아, 홍콩 등 아시아시장에서의 영향력도 꾸준히 높일 계획이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