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수능 두 번 치르는 방안 검토… 내년 8월 제시”

입력 2017-12-13 09:50
(사진=뉴시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제1차 대입정책포럼'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욱부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2일 “포항 지진에 따른 수능 연기 과정에서 수능 복수 실시 방안이 제기됐다”며 “지금까지는 한계가 있었지만 앞으로 평가 횟수를 늘리는 부분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수능 복수 응시와 더불어 절대평가도 검토해 내년 8월 전반적인 입시 개편안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발언은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달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교육계에서는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의 중요한 진로를 결정하는 건 잘못”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김 부총리는 “지난번 수능 연기 과정에서 여러 가지 국민 의견과 전문가 지적이 나오는 것을 봤다”며 “그 전에도 수능을 한 번이 아니라 2~3회 봐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고 실제 검토도 했었다. 그러나 그동안엔 여러 한계점 때문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수능은 처음 실시된 1994학년도에만 두 번 치러지고 줄곧 매년 한 번씩 치러져 왔다. 94학년도 수능에서는 1·2차 시험의 난이도가 달라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었다. 그 뒤로도 수능을 복수로 실시하는 방법이 논의되긴 했으나 난이도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김 부총리는 “사실 교육 선진국에선 우리의 수능처럼 상대평가로 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절대평가로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능의 모델이 된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Scholastic Aptitude Test)은 복수 응시가 가능하며 절대평가로 이뤄진다. 고교 1~3학년 중 어느 때나 시험을 볼 수 있지만 시험 응시 횟수가 과다하게 많이 기록된 학생은 대학에서 기피한다. 또 대학은 SAT 점수뿐 아니라 학교 성적, 외부 활동, 자기소개서까지 전반적으로 평가한다. 때문에 한국 수능처럼 단 한 번의 기회로 학생의 미래가 결정 나지 않아 수험생의 부담이 덜하다.

교육부는 당초 수능 절대평가 방안을 올 8월 결정해 발표하려 했으나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로 결정을 1년 미뤘다. 절대평가 방안 결정을 1년 미룬 만큼 전반적인 입시 개편안까지 수립해 내년 8월 발표키로 했다. 김 부총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이런 취지에서 입시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그 대안을 내년 8월에 제시하겠다”고 전했다. 교육부 수장이 수능 복수 실시 방안을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아울러 “제일 시급한 것은 상대평가인 수능을 절대평가로 이행하는 단계를 어떻게 할 거냐 하는 점”이라며 “이 부분이 해결된 다음에 평가 횟수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더 나아가 수능이라는 평가도구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수능이 평가도구로서 역할을 해왔는데 앞으론 그걸 바꾸는 게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며 “선진국은 중·고교에서 어떤 활동을 했고 무슨 성과를 냈는지를 중심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서는 “불안정성 우려는 있지만 향후 과제는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며 “그동안 학종은 계속 강화돼 왔고 이미 (대학 입시에서) 위상은 상당한 정도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 이를 어떻게 보완하면서 객관적인 평가 도구로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