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시청자의 품으로 돌아온 ‘진정한 PD수첩’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PD수첩이 아이템 문제로 방송을 중단한 건 6개월에 불과했지만 네티즌들은 7년 만에 돌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MBC가 몰락한 7년이라는 시간 때문이다.
특히 이날 방송은 ‘MBC몰락, 7년의 기록’이라는 특집으로 꾸며져 더 화제를 모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PD수첩’이 오르내리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7년 만에 돌아온 진정한 PD수첩”이라며 반겼다.
12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지난 7년간 MBC의 신뢰도를 추락시킨 보도참사 실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PD수첩 진행을 맡은 손정은 아나운서는 광화문 광장에서 “지난 겨울 촛불 집회가 벌어진 이곳에서 MBC는 시민들에게 숱한 질책을 받았다”며 “오랫동안 사랑 받은 MBC가 불과 7년 만에 이렇게 외면당하고 침몰할 수 있었는지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손 아나운서는 이어 “공영방송 MBC는 국정원 문건이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라 차근차근 권력에 장악돼 갔다”며 “유례없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MBC는 슬픔에 빠진 국민과 유가족을 위로하기는커녕 권력자의 안위를 살폈다. 사회적 공기였던 공영방송이 사회적 흉기가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지난 12월5일과 6일 양일간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2000명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신뢰하지 않는 방송을 32%가 TV조선을 꼽았으며 이어 MBC가 20%로 2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앵커 신뢰도 조사에서도 배현진 아나운서가 4%대로 최악의 신뢰도를 기록한 반면 불신 정도는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사가 사용한 보도 어휘를 비교, 분석한 결과 MBC는 ‘종북 척결, 북한 김정은’ 등의 편향적인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MBC 뉴스 종사자들은 지난 겨울 태극기 집회는 없는 그림까지 찾아 왜곡 편집했다고 폭로했다. 2015년 민중총궐리 대회에서 백남기 농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아 사망한 사건도 시위대의 격한 모습을 집중했다. 반면 백남기 농민은 구급차에 후송되는 장면만 사용했다. 외부자료를 쓰지 말라는 지시 때문이었다.
세월호 참사도 마찬가지였다. 아들을 잃은 유가족 박종대씨가 휴대전화 영상을 각 언론사에 제보했지만 MBC만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배가 기울어지고 잇는 상황에서 선내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만 나오고 있는 장면이었다. 이는 모두 당시 보도국장인 김장겸의 지시 때문이었다. 김 국장은 보도본부장을 거쳐 MBC사장이 됐다.
방송 직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PD수첩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화제를 모았다. “7년 만에 제대로된 PD수첩을 다시 보게 됐다” “MBC가 MBC를 고발했네” “MBC구성원들의 반성문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