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쟁이 아기에게 ‘묻지만 감기약 투약’한 어린이집

입력 2017-12-13 05:32
사진=SBS캡처

인천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돌쟁이 아기들에게 억지로 감기약을 먹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원장은 ‘극약처방’이라며 감기 증상이 없는 아기들까지 아침 점심으로 하루 두 번씩 ‘묻지마 감기약 투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SBS는 인천의 한 가정식 어린이집에서 돌 무렵의 아이들에게 시럽 형태의 감기약을 부모 몰래 억지로 먹였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 원장은 만 2세 미만에게는 투약이 금지된 기침 시럽을 돌 안팎의 아이들에게 강제 복용시켰다. 복용량도 멋대로 늘려가며 수시로 먹였다. 이 어린이집 관계자는 원생 18명 중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아침 점심 하루에 두 번씩 이런 묻지만 투약을 당했다고 전했다.

감기 기운이 조금만 보여도 감기약을 먹였다는 설명이다. 실제 감기에 걸린 아이는 부모가 어린이집에 맡긴 약까지 포함해 하루 다섯 번이나 약을 먹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본인이 가져온 약과 원장이 먹인 약을 포함해 여섯 번에서 다섯 번 정도 약을 먹었다”며 “그날은 아이가 하루 종일 처져 있다”고 SBS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걸 원장 선생님은 극약 처방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원장 선생님 논리로는 ‘의사들의 약은 너무 약해 믿을 수 없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사진=SBS캡처

약을 먹이기 위해 강제로 밥을 먹이기도 했다. 돌쟁이 아기의 배와 머리를 발로 누르고 앉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채 밥을 수저로 떠먹이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어린이집 원장은 아이가 열이 치솟는데 부모에게 연락이 안 될 경우 그냥 약을 먹였던 거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아이들을 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감기약을 강제 투약한 것이라는 의심했다. “약기운에 재우려 했던 거다” “아이가 종일 처져 있으면 돌보기 편하니 일부러 먹인 것” “의사 처방 없이 임의로 부모도 모르게 강제투약이면 아동학대에 의료법까지 위반한 셈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