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도 첫 위안부 동상 건립

입력 2017-12-12 17:22
지난 8일 필리핀 국립역사위원회가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아 만든 위안부 동상이 수도 마닐라에 세워지고 있다. AP뉴시스

필리핀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동상이 세워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일본 NHK방송은 지난 8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로하스 도로에 위안부 동상이 처음 세워졌다고 12일 보도했다. 정부청사와 각국 대사관이 밀집된 곳이다. 필리핀 국립역사위원회가 민간단체의 지원으로 만든 이 동상은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이 눈가리개를 하고 비탄에 젖은 모습을 하고 있다.

높이 2m의 동상 아래 기단부에는 “1942∼45년 일제 강점기 성폭력에 희생된 필리핀 여성들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들이 밖으로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글이 쓰여 있다.

필리핀은 일본 식민지로 있었을 때 1000명이 넘는 여성이 일본군 성노예로 고통을 겪었다. 이후 1990년대에 들어와 피해자 단체 ‘릴라 필리피나’가 만들어졌다. 초기 회원은 174명이었지만 사망자가 늘면서 지금은 수십명으로 줄었다. 이 단체 사무총장 레칠다 엑스트레마두라는 “우리 목적은 위안부 여성의 역경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제고해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젊은 세대의 관심을 당부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동상 설치 뒤 필리핀 정부에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하지만 필리핀 당국은 마닐라 중심가에도 위안부상 설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