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교내에서 11일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가 평창올림픽 성화를 전달받았다. 로봇이 성화를 봉송한 것은 122년 올림픽 역사상 최초다.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LA캘리포니아대(UCLA)교수에게 성화를 전달받은 휴보는 150m를 걸어간 뒤 자신을 만든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에게 성화를 넘겼다. 오 교수는 탑승형 로봇 ‘FX-2’에 올라탄 과학 꿈나무에게 성화를 전달했다.
11일 대전에서 진행된 ICT 테마 스페셜 봉송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직접 운전하는 자율주행차량, 재난상황 대응 모습, 그리고 성화봉송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탑승형 로봇을 선보였다.
스페셜 봉송은 올림픽대회의 5대 핵심 목표인 문화(서울), 환경(순천), 평화(최북단), 경제(인천), ICT(대전)으로 선정된 5대 도시에서 각각의 테마를 적용해 ‘하나 된 열정’을 보여주는 특별한 성화봉송이다.
‘DRC휴보’(DRC-HUBO+)는 오 교수가 이끄는 ‘팀카이스트’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이다. 키 1m20㎝에 몸무게 55㎏으로, 1분에 65걸음을 걸을 수 있다. 41개의 관절을 지녀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있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을 대신해 재난 현장을 복구하는 기술을 겨루는 2015년 ‘세계 재난대응로봇 경진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FX-2는 팀카이스트가 개발한 인간 탑승형 보행 로봇으로 평창 올림픽 성화봉송을 위해 특별히 제작됐다. 2004년 카이스트 휴보랩에서 개발한 FX-1의 두 번째 버전으로 로봇팔을 장착하고 있으며, 향상된 보행능력으로 실외 보행이 가능하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