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비자금 의혹' 제보자로 지목된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음모론의 몸통으로 이용주 의원을 거론한 것에 대해 이 의원은 “번지수 잘못 짚은 것”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박 위원은 이 의원이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와 자신을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 의원은 12일 오전 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이번 음모론의 근원지로 저를 주장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라며 “(저는) 해당 기사 보도 과정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고 저 뿐 아니라 호남 중진의원들이 그 언론사 기자를 만난 것도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 최고위원이 제가 자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강력히 주장했다고 하는데 사실관계가 약간 다르다”며 “당시 당의 모 중진 의원이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비상징계절차를 밟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냈고 다른 의원들도 많이 동의했다. 저도 동의했다. 제가 이런 의견을 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최고위원이 ‘이 의원이 사정당국으로부터 뭔가 자료를 받은 것 아니냐'고 주장한 데 대해 그는 “주성영 전 의원이 DJ 비자금 관련해 명예훼손 사건으로 재판 받았다는 내용이 언급됐지 않나. 그래서 제가 법사위 간사로서 정식적인 절차를 거쳐 법무부에 해당 판결문 자료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박 최고위원과 주 전 의원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 판결 내용을 보니까 주 전 의원이 현 검찰 관계자로부터 양도성 예금증서(CD)를 받았고 이 검찰 관계자가 ‘이 자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관련 자료다'라며 줬다는 부분이 명확히 나타나 있었다”며 “저희는 당시 수사관련 자료가 없기에 판결문을 구해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 뒤에 박지원 전 대표가 있다는 음모론 속 배후설에 대해서는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며 “지난주 목요일, 금요일만 하더라도 저희 당이 예산정국을 잘 처리해서 국민 지지가 올라가는 상태였는데 굳이 찬물을 끼얹을 필요가 있었겠나”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박 최고위원이 주 전 의원과의 통화 내용 녹음 본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박 최고위원이 주 전 의원에게 ‘입을 맞춰 달라'고 했다는 건 정치인으로서 신뢰나 명예, 신변에 해가 되지 않겠나”라며 “녹취록은 지금 공개해야 한다. 빨리 공개해야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의 재신임 요구도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이 의원은 “당 대표가 당내 의견을 조율하고 조정할 필요성은 있고 그게 리더십의 문제로 봉착돼있는 건 사실”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금 더 명확한 리더십을 수립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안 대표에 대한 리더십의 재신임 문제는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