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마셔도 생기는 지방간, 남성-대장암 여성-유방암 위험 2배 높인다

입력 2017-12-12 10:38

술 안 마셔도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간암 뿐 아니라 대장암과 유방암 위험도 2배 가량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이한주, 건강의학과 최재원 김기애 교수팀은 2004~2005년 건강검진을 받은 2만5947명을 평균 7.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은 환자(8700여명) 중 남성에서 대장암, 여성에서는 유방암이 나타날 위험이 각각 배 가량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5% 넘게 쌓인 상태를 말한다. 국내 성인 3명 중 1명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그 중 대부분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관련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연구결과 남성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에게서 지방간이 없는 남성에 비해 대장암 발생률이 2.01배 높았다. 또 여성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에게서 유방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지방간이 없는 여성보다 1.92배 높았다. 간암 발생 가능성은 무려 16.73배 높았다.

이한주 교수는 “그동안 지방간과 간암의 관계에 대해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다른 암과 관련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평소 술을 많이 마시지 않거나 겉보기에 비만이 아니어도 생길 수 있는데, 서구식 식습관으로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므로 지방간 여부를 꾸준히 체크하고 운동과 식이 요법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간학회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