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에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는 동상이 세워졌다.
일본 NHK는 필리핀 정부 기관인 국립역사위원회가 지난 8일 마닐라 만에 있는 산책로에 3m 크기의 위안부 여성 동상을 공개했다고 8일 보도했다.
현지 시민단체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이 동상은 필리핀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이 두 눈을 가린 채 위를 응시하는 듯한 모습이다. 동상 밑에는 "1942~1945년 일본 점령 밑에서 학대 받은 모든 필리핀 여성의 기억" 등이 적혀 있다.
NHK는 필리핀 주재 일본 대사관은 필리핀 정부에 이 동상으로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레네 에스칼란테 국립역사위원장은 "위안부 여성은 2차 대전의 어두운 일면으로, 많은 사람이 이를 알지 못한다"며 "이 기념물의 궁극적 목적은 다음 세대에서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쟁은 일본 군인들에게 성폭행당한 수천명의 필리핀 여성에게 괴로운 기억을 남겼다"며 "전시 성 노예 문제는 민감한 사안으로, 피해 여성들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이 겪은 모진 사연을 말하는 데 수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