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성심병원… “청소노동자 휴게실이 가스배관실, 화장실?”

입력 2017-12-11 13:50
사진 출처=민중의 소리

재단 행사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의상과 춤을 강요해 물의를 빚은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이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엔 성심병원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휴게시설이 도마에 올랐다.

민중의소리는 8일 단독보도를 통해 성심병원 청소노동자들이 휴게공간이 마땅치 않아 가스배관실, 화장실 변기 위 등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폭로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가 60여 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소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은 ‘미화부 사무실’ 한 곳 뿐이었다. 지하 창고 공간을 개조한 미화부 사무실은 그마저도 기계 모터가 시끄럽게 돌아갈 뿐 아니라 기타 잡동사니가 어지럽게 놓여 있어 휴게실로는 사용되기 어려웠다.

사진 출처=민중의 소리

민중의 소리는 청소노동자들이 쉴 공간을 찾아 가스배관실(안전 벨브관), 화장실로 숨어들어간다고 전했다. 가스배관실은 천장과 벽에 가스배관이 설치돼 있으며, 정비사들이 가스 안전 점검을 위해 들어가는 곳이다. 어둡고 축축하며 좁은 이 공간에서 청소노동자들은 바닥에 돗자리나 박스를 깔고 눈을 붙여야 했다. 민중의 소리 측이 찍은 사진을 보면 노동자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한 선풍기, 추위를 피하기 위한 담요, 옷가지 등이 1~2평 정도의 공간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성심병원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들은 지하2층에서 지상13층까지의 병원 본관 뿐 아니라 2개의 별관의 청소를 맡아서 하고 있다. 60여 명이 맡아서 하기엔 너무 넓기 때문에 한 달 평균 7~8번씩 3시간 가량의 추가 근무도 해야 한다. 하루 최대 13시간씩 일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담당 청소 구역이 휴게 공간과 멀 경우,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쉴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서 청소노동자들을 위한 제대로 된 휴게실을 제공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미션과 ‘고객과 직원이 모두 행복한 병원’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는 성심병원. 그러나 이곳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의 임금 수준은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고도 150여만원 정도다. 민중의 소리가 인터뷰한 한 청소노동자는 “인간답게 쉬고 싶고 일하는 만큼 대우해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해고당할까 두려워 말할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한변 성심병원은 지난달 재단 행사에 간호사들에게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춤을 추라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 간호사에 대한 ‘갑질’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밥 늦게까지 춤 연습을 한 간호사들에게 다음날 새벽 출근을 강행하게 하고, 평소 시간외수당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폭로가 잇따르기도 했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