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안 대표는 통합의 ‘통’자도 꺼내지 않겠다는 약속 지켜야”

입력 2017-12-11 10:38
뉴시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안철수 대표를 향해 “안 대표는 통합의 ‘통’자도 꺼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 재신임 문제에 대해선 “저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의견이 당내서 팽배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11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안 대표가) 통합 추진을 안 한다고 하면서도 계속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우리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버리면서까지 통합을 할 수는 없고, 현재 당내 3분의 2의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다”며 “3당이 아니라 제2당이 되기 위해서 바른정당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선거에서 2등은 당선도 못 된다”고 말했다.

이어 “2등을 해도 당선되는 선거는 기초의원 선거밖에 없다”며 “비호남권에서 기초의원 몇 석 건지고 광역단체장은 하나도 이기지 못하면 선거를 이겼다고 할 수 있느냐”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가치관을 목표로 하는 진보정당은 거점 확보 차원에서 기초의원 선거에 집중을 할 수가 있겠지만, 대중정당인 국민의당은 광역단체선거를 하나도 이기지 못하면 선거 이후 국민과 언론은 당의 소멸을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원 전 최고위원의 ‘DJ 비자금 제보 의혹’에 대해선 “박 전 최고위원 사태는 불타는 데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분열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애초부터 통합에 반대했던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은 것뿐”이라고 했다. 또 “오늘 아침 언론에서 박 전 최고위원이 주성영 전 의원에게 전화를 해서 ‘DJ 비자금이라고 특정하지 않았다고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만약 보도가 맞다면 이것 자체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시대가 바뀌었는데, 검찰 출신이 사건이 진행되는 와중에 그러한 전화를 해서 없는 것으로 해달라는 은폐 시도를 할 수 있느냐. 이것이 더 나쁘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 재신임 문제가 거론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당내에서 그러한 의견이 팽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특히 “엊그제 전남도당 당원 간담회, 어제 광주 토론회 등에서 ‘안 대표, 당신이 당 대표가 되면 당 지지율을 20%로 끌어올린다고 했는데 지금 현재 4%, 5% 밖에 나오지 않느냐’라며 ‘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이야기들이 나왔다”고 밝혔다.

10일 전남 목포 김대중 마라톤대회장에서 안철수 팬클럽 회장에 계란을 맞은 일에 대해선 “박지원은 안철수를 보호하고, 안철수 측 지지자는 박지원에게 달걀을 던진 것이다”라며 “안 대표가 맞았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기 때문에 그래도 제가 맞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