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고회는 12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이번 프로젝트의 대상지인 송림시장은 동구 송림동 67의10 일원이다.
1958년 개설돼 1971년 개축한 이래 번창했다가 주변에 새로운 시장들이 생겨나면서 상권을 상실됐다. 도시 재개발 또는 재생의 논리 속에서 향후 그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송림시장’이 지닌 역사와 변천사, 그 속에서 살아온 또는 살다 (떠나)간 분들의 이야기를 비롯한 그곳만의 남 다른 가치와 특성, 현상 등을 살펴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앞으로 이를 세심히 고려한 접근이 될 수 있도록 하고자 이번 리서치 프로젝트를 추진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지역 전문가로 강민정(건축가, 인하공전 건축과 강사), 배성수(인천시립박물관 컴펙스마트시티 부장), 손장원(재능대학교 실내건축가 교수), 이희환(경인교대 기전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역사와 역사, 건축, 시각문화, 생활문화 등에 걸쳐 관련 분야 전공자 또는 활동가인 김현석, 오승예, 최세진, 박혜민, 박종인, 김재민이, 우수현, 진나래, 임기웅이 참여해 지난 8월 4일 개강 이래 4개월에 걸쳐 이곳을 짬짬이 들락거리며 주어진 과제를 수행했다.
사실 송림시장은 인천에 있는 수많은 재래시장 중의 하나일 뿐이고, 그 만큼 특별히 세간의 관심을 가질만한 곳도 아니었으며, 그 만큼 이곳에 대한 구체적 정보나 축적된 기록 또한 부재한 상태였다.
다만 겹 삼각형의 중정을 지닌 건축물 구조에 호기심이 발동했고, 이를 근거지로 살아가는 거주자들의 삶의 모습 속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여 저마다 끌리는 대로 발걸음을 하고 하나씩 하나씩 더듬어 찾아가 이해하고 교감해보자는 ‘오딧세이odyssey’와 같은 마음과 태도로 접근한 것이다.
김현석은 송림시장의 태동 배경과 건립 및 이후의 변화를 추적해 소개한 바 있다.
임기웅은 건축물을 적지 않은 크기의 미니어처로 만들어 한 눈에 그 형태와 특성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 마을공동체를 지향하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승예는 시장 건물 전체 및 내부의 건축적 구조와 그 특성 및 활용과 변형, 그리고 주거지와 거주민 관련 데이터를 몇 가지 관점에서 분석해 구체적인 도면과 도표로 드러냈다.
박혜민과 박종인은 이곳에서 현재 영업 중이거나 영업을 했었던 가게의 간판 이미지나 거주민들의 삶과 연관된 소소한 모습들을 형상화했다.
최세진은 건축물의 다양한 구조와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김재민이는 송림시장 일대의 여관이나 모텔, 다방, 술집, 이발소, 목욕탕, 방앗간, 국밥집 등 운영자와의 인터뷰와 그곳만의 독특한 공간 분위기를 통해 이곳의 변화와 그 이면의 사연들 및 정서를 체험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우수현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방인의 입장이 되어 산책자 또는 목격자의 태도로 시간대를 달리하여 이곳을 드나들며, 송림시장의 일부이지만 전체를 조망하는 주민들과의 만남 이야기를 풀어냈다.
마지막으로 진나래는 이곳에 있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상상과 재배치를 통해 실재와 허구가 뒤섞인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송림시장 웜홀, 우물을 통한 시간여행으로 시민들을 불러들이는데 일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객관적인 정보나 사실을 중시하는 박물관이나 역사학 쪽에서의 주된 접근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탐험가(?)로서의 주관적 감성이 가미된 미학적 접근에 가까울 수도 있다는 것이 스페이스빔측의 설명이다.
그런 만큼 이번 접근 결과가 기존의 그것들에 비해 색다르고 풍부해 질 수도 있다. 반면 또 다른 공백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는 “이번 결과보고 아카이브 전시회와 보고회에 오셔서 교감할 부분은 함께 나누고, 빈곳이 있다면 각자의 방식대로 채워주시면 고맙겠다”며 “스페이스 빔은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묶어 자료집 형태로 제작해 지역사회와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시각예술 창작산실-공간분야 지원사업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