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 코트에서 보기 드문 선수들 간의 직접 충돌이 벌어졌다.
나탈리 어천와(아산 우리은행)와 이사벨 해리슨(부천 KEB하나은행)이 10일 경기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몸싸움과 거친 언행을 주고받다 동반 퇴장 당했다.
4쿼터 종료 5분여를 남겨두고 우리은행이 57-45로 앞서던 때 어천아와 해리슨은 골밑에서 자리싸움을 하다가 함께 엉켜 넘어졌다. 이후 넘어진 둘의 싸움은 코트 바닥에서 서로의 목을 밀치면서 큰 충돌로 커졌다. 즉각 양 팀 관계자가 두 선수를 떼어놓으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다. KEB하나은행 이환우 감독은 어천와를 막아서며 진정시키는 등 직접 충돌을 막으려 애썼다.
몸싸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 농구의 특성상 서로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WKBL에서 코트 위의 직접적 충돌은 이례적이다. 경기 종료 후 어천와와 해리슨의 충돌 영상은 화재가 됐다.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제공되는 영상의 조회수는 이날 오후 9시 30분 기준 27만 4000여건을 돌파했다. 남자 프로농구(KBL) 주요 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 조회수가 6000여건 정도인데 그만큼 어천와와 해리슨의 충돌 동영상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선 우리은행이 66대 52로 KEB하나은행을 격파하고 5연승에 성공했다. 청주 KB스타즈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불미스러운 퇴장 전까지 어천와는 15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우리은행의 승리를 견인했다. 베테랑 임영희(11득점 5리바운드)와 박혜진(16득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도 제 역할을 다해줬다.
KEB하나은행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놓쳤다. 우리은행이 48리바운드를 기록한 반면 KEB하나은행은 21리바운드에 그쳤다. 강이슬이 15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치며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날 패배로 KEB하나은행은 4승9패(승률 0.308)로 구리 KDB생명과 함께 최하위가 됐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