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치가 제도권 금융시장 진입을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11일 오전 8시 비트코인의 사상 첫 선물거래를 시작한다.
1BTC는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5시 현재 공공거래장부 블록체인(blockchain.info)에서 1만3521.6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BTC는 비트코인의 기본 단위다. 비트코인 1개를 말한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1BTC를 현금으로 환전하면 이 만큼의 달러화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화 가치는 약 1480만6000원이다.
정부나 중앙은행과 같은 운영 주체가 없는 비트코인의 제도권 금융시장 진출은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제도권 금융시장 진출은 비트코인이 금이나 곡식처럼 현물로 취급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단기 과열 우려, 투자금 환수 심리, 금융당국의 규제 전망으로 한때의 폭등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CBOE는 비트코인 선물거래 시작 1시간 전인 11일 오전 7시(미국 중부시간 10일 오후 4시)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에 책정된 가격을 기초로 첫 거래가를 산정한다. 투자 과열을 막기 위해 1회 투자 한도를 5000BTC로 제한했고, 선물 개시증거금을 하루 정산액의 44%로 책정했다. 가치 변동성에 따라 거래 정지 시간도 지정됐다. 변동성이 10% 이상이면 2분 동안, 20%를 초과하면 5분 동안 거래가 중단된다.
다른 제도권 금융시장도 비트코인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오는 18일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취급한다. 지난 4월 비트코인을 합법적 결제수단으로 인정한 일본의 경우 도쿄금융거래소가 파생상품으로 취급할 준비에 들어갔다. 다만 제도권 시장 진출 이후의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 정확하게는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
호환성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변동성만 높인 비트코인의 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가상화폐 헤지펀드를 준비하는 금융투자사 ‘앨타나 펀드' 공동창업자 앨리스터 밀른은 “파생상품이 변동성을 줄여야 하는 시장에 유동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가상화폐 시장규모가 커질수록 변동성이 감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사 ‘갤럭시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는 “변동성을 쌓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정착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선 적어도 한 번의 회전을 거쳐야 한다”고 예상했다. 이 업체는 5억 달러를 목표로 가상화폐 헤지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