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김대중마라톤대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지지자로부터 계란을 맞자 조성은 국민의당 전 비상대책위원은 “오리알, 타조알 구매를 검색하고 있다”며 격분했다. 그가 평소 지지하던 박 전 대표가 안 대표의 지지자에게서 봉변을 당하자 분노의 표시를 한 것이다.
조 전 비대위원은 10일 오후 페이스북에 “화가 난다. 내가 건들지 말라고 할 때 냅뒀으면 이 꼴이 안 났을 텐데 그때보다 더 분노가 치민다”며 이같이 썼다. 이어 “광주에서 잘해주리라 믿는다”며 “호남을 욕보인 죄, 특히 광주 안철수 팬클럽 회장이라고 하니 광주에서 (호남의) 명예회복을 시켜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도 박 전 대표가 계란을 맞았다는 소식에 “안철수 지지자가 감히 박지원 전 대표께 목포까지 가 얼굴에 계란을 던졌다고?”라며 “안철수 대표가 호남에 간 이유가 이건가”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앞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선 개회식 때부터 안 대표 지지자와 반대파 사이에선 고성이 오갔다. 오전 9시30분쯤 한 중년 남성은 안 대표를 향해 “간신배 같은 안철수는 물러나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욕 먹이지 말라”고 외쳤다. 그러자 안 대표를 지지하는 한 중년 여성은 안 대표와 대립 중인 박 전 대표를 향해 “간신배 박지원은 물러나라”고 소리치며 맞받아쳤다. 이에 주최 측이 이들을 제지하며 일단락됐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박 전 대표는 오전 10시쯤 마라톤 대회에서 내빈들과 함께 출발선에 서 있다 오른쪽 어깨에 계란을 맞는 봉변을 당했다. 앞서 박 전 대표를 향해 고함을 친 여성이 던진 계란이었다. 이 여성은 광주 안철수연대 팬클럽 회장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수건으로 닦아내며 “괜찮다. 내가 맞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저는 아무런 상처도 없고 계란을 닦아낸 뒤 행사를 무사히 마쳤다”며 “그 여성분은 계란 투척 후 저에게 ‘박지원씨를 평소 존경했지만 최근 너무한 것 아니냐’는 말과 ‘비자금’ 운운했다지만 현재 그분이 목포경찰서에서 조사 중이기에 구체적 내용은 파악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소한 소란이 목포에서 발생한 데 대해 국민과 목포시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이후 마라톤 대회는 별다른 차질 없이 진행됐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연대를 놓고 양분된 국민의당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그 의미가 무색해졌다. 오랜 시간 ‘친안 대 호남중진’으로 나뉘어 내홍을 겪고 있지만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커녕 지지자들로까지 번지게 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