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명단 좀…” 친구 안부 묻고 오열한 용인 타워크레인 생존자

입력 2017-12-10 11:46
뉴시스

경기도 용인 물류센터 신축공사현장에서 9일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가운데 의식을 되찾은 생존자가 친구의 안부를 묻고는 오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9일 오후 1시14분쯤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의 한 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인 40t의 타워크레인이 넘어졌다. 건물 34층 높이(85m) 타워크레인의 중간지점(64m)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75m 높이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고 직후 4명이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옮겨졌지만 이 가운데 3명이 숨졌다. 나머지 부상자들은 동탄 한림대병원, 수원 성빈센트병원, 신갈 강남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중앙일보는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관계자의 말을 빌려 10일 중상을 입은 A(38)씨가 의식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A씨는 의식을 찾자마자 “몸은 괜찮으냐”는 가족들의 질문에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괜찮은데 사망자 명단 좀 확인해달라. 내 친구 박○○이 있는지 좀 봐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친구의 사망 소식을 들은 A씨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A씨의 한 가족은 중앙일보에 “동료가 3명이나 숨진 데다가 사망자 명단에 친구까지 포함돼있다는 소식까지 듣고는 계속 울기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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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에서 떨어지면서 오른쪽 발목뼈와 왼손 손가락 등이 부러진 A씨는 꼬리뼈 부상까지 입었지만 병원 측은 “다행히 신경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턱 부위가 찢어져 여러 바늘을 꿰맸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

A씨의 가족과 병원 관계자는 “사고 당시 어딘가에 걸쳐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덜 다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A씨가 ‘눈을 떠보니 병원이다’고 말한 것을 보면 완전히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