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코스피지수가 2470선을 밑돈 채 마감하며 주간 종가 기준 추석 연휴 전의 값으로 회귀했다. 코스닥지수도 주간 마감 값이 4주 전으로 뒷걸음쳤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현재의 하락세가 단순한 조정국면이기보다 장기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의미라며 ‘비관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코스피지수는 이주 2464.00에 장을 마쳤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추석 연휴 전인 지난 9월 29일(2394.47) 이후 가장 최저치다. 10주 전의 값으로 돌아간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지난 8일 744.06에 마감하며 주간 마감 수치 기준으로 지난달 10일(720.79) 이후 가장 낮은 값을 보였다. 4주 전으로 회귀했다.
코스피지수는 북한의 핵 발사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가 추석 연휴 전후를 기점으로 급등세를 탔다. 국내 기업 실적이 전기·전자업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경기 지표도 호조세를 보이자 외국인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이다. 지난 10월 31일엔 2501.93으로 장을 마치며 ‘2500’이라는 미지의 길에 들어서기도 했다.
코스닥지수가 상승세를 이어받았다. 정부의 코스닥시장 지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바이오 산업 관련 업종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6일엔 장중 803.74를 찍으며 10년 만에 800선을 터치했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코스닥지수가 흔들리면서 주식시장의 ‘장밋빛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하락세의 원인으로 다음 주에 있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과 반도체 산업 성장세에 대한 회의감을 꼽았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홍콩 등 주요 아시아 국가의 주식시장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결정 시 긴축 재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경계감이 외국인의 매도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등 일부 해외 주요 금융회사가 반도체 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도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들이 ‘반도체 산업이 현재 고점을 지나고 있으며 앞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하던 전기·전자 관련 업종이 줄줄이 하락 것이다.
이런 약세장이 앞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여러 가지 움직임을 보면 에너지가 굉장히 약해져 계속 상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단순히 조정국면에 진입한 형태가 아니라 안 좋아지는 서막에 들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현재의 조정장세는 잠시일 뿐, 4분기 기업 실적이 공개되면 증시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센터장은 “최근 바이오주 강세 현상은 상승장세 마지막에 투기적 수요가 몰리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형태”라며 “마지막 보루인 반도체도 대단히 흔들려 위로 갈 수 있는 탄력을 되찾기 어려워졌다. 반도체가 꺾이고 전세계의 유동성 축소가 맞물리면 국내 증시는 결코 좋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