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주사 맞은 뒤 고름 차고 통증"... 또 '부실관리 주사기' 집단 감염?

입력 2017-12-08 19:03 수정 2017-12-08 19:12
서울 서초구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특정 기간동안 근육 주사를 맞은 143명을 대상으로 보건당국이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 중 41명에게서 주사 부위에 고름이 차고 통증과 부종, 붉어짐, 딱딱한 덩어리, 열감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서울 서초구 소재 박연아이비인후과의원에서 근육 주사 처치를 받은 후 이상 반응이 발생한 일부 환자의 주사 부위 조직 및 농에서 '비결핵항산균'이 발견돼 역학조사반을 꾸려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의심 주사제의 노출 기간은 지난 7월 15일부터 9월 25일까지 2개월 남짓이다. 당국은 현재 해당 의원에서 근육주사를 맞은 143명을 대상으로 역학적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개별 사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이상 반응 발생 인지 시점인 9월 26일부터 해당 주사제 사용을 중지시켰다.

비결핵항산균은 긴 잠복기(7일~6개월)가 특징이어서 향후 환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균 배양 검사에 6주 이상 걸려 원인 추정에는 최소 2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비결핵항산균은 결핵균과 나병균을 제외한 항산균을 말한다. 약 150여종의 균종이 있다. 물이나 흙 등 자연계에서 분리돼며 병원성은 낮다.
특히 민물과 해수가 만나는 곳, 따뜻하고 습기가 많으며 산성인 토양에서 잘 자란다.
비결핵항산균은 감염자의 90% 이상이 폐질환을 일으키며 림프절염, 피부와 연부 조직 감염증 등을 동반한다. 이번에 감염된 41명은 대부분 피부 감염 증상을 보였다. 폐질환 증상은 아직 없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 문제된 의원에서는 분말 형태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생리식염수에 섞어 환자에게 주입했다. 이 과정에서 약제나 식염수 등이 균에 오염돼 발생한 걸로 보인다. 여러 감염 경로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환경에 존재하는 비결핵항산균에 지속 노출되는 정상인에게는 병이 생기지 않으나 면역 저하자, 비결핵 항산균에 오염된 물질이 수술 같은 침습 시술을 통해 몸에 유입되면 발병한다"고 말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선 전파되지 않아 격리는 불필요하다. 질본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오염된 수액이나 침 등에 의한 집단 발병 사례가 드물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