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프로농구(KBL)에서도 어김없이 심판의 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KBL 심판진이 신뢰를 잃으면서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 도입한 ‘심판 판정 사후 리포트’를 미국프로농구(NBA)처럼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구는 경기 전개 속도가 빠르고 선수 간의 신체 접촉도 잦아 타 종목보다 판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세계 최정상 리그인 NBA도 오심으로 골머리를 앓는 건 마찬가지다.
최근 KBL은 비디오 판독을 늘려 공정한 경기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판진의 경기 운영에 팬, 구단과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감독 및 선수들은 테크니컬 파울을 받을까봐 제대로 항의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심판이 자신의 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도 않는다. 이에 대다수 팬들은 심판의 오심보다 ‘불통’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NBA가 2015년 3월부터 도입한 ‘마지막 2분 보고서(L2M·Last Two Minutes Report)’ 공개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이다. L2M 보고서는 경기 다음 날 오후 5시까지 NBA 공식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3점 차 이내 시소 경기의 4쿼터(또는 연장전) 종료 2분 동안 이뤄진 판정 사례를 소개한다. 파울 콜의 오심 여부, 놓치고 지나간 파울 콜 등을 상세히 설명한다. 해당 장면의 영상도 제공해 팬들의 이해를 돕는다.
KBL도 지난 시즌부터 L2M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KBL은 해당 경기를 치른 구단 단장들에게 내용을 문자 메시지로 전송한다. 하지만 보고서는 구단과 선수들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NBA와 차이가 있다.
L2M 보고서의 공개는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한국농구의 신뢰도 추락을 막을 수 있다. 오심을 무조건 감추기보다는 드러내고 인정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공개해도 경기 결과는 바뀌지 않지만 투명한 경기를 위한 심판진의 노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KBL 관계자는 8일 “L2M 보고서는 시행 초기 단계다. 향후 전체에 공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