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전군 주요 지휘관 초청해 오찬하며 조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을 통한 전쟁 위기 해소 뜻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최소 희생을 통한 전쟁 종결’을 완수하기 위해 신(新)개념 작전수행 능력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 文대통령 “전작권·책임국방·국방개혁, 모두 강한 군대 위한 것”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초청 격려 오찬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조속히 갖춰나가야 한다”며 “우리 군의 한·미 연합방위 주도능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국방을 우리 스스로 책임지는 책임국방을 구현하도록 우리 군의 핵심 능력과 합동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북한 도발을 억지할 자주국방력 강화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자신의 안보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북한에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달성해야 한다”며 “확고한 대북 억제력을 갖추는 것은 북한의 도발과 한반도의 전쟁 재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출”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이끌어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 군의 방위력 강화에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며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후속조치와 첨단 군사자산의 획득 개발 노력을 가속화하고, 한국형 3축 체계(킬 체인·미사일 방어·대량응징보복)를 조기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방개혁 역시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강한 군대가 평화를 지키고 평화를 만든다. 이기는 군대, 애국심과 사기가 충만한 군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대가 강한 군대”라며 “각 군은 환골탈태의 자세로 자군 이기주의를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을 위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벌어진 북한군 귀순 상황 대처에 대해서도 “평소 축적된 훈련이 긴박한 상황에서 신속·정확한 판단과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치하했다.
◇ 송영무 “최소 희생을 통한 전쟁 종결”
송 장관은 오찬 인사말에서 “한국형 3축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유사시 최단 시간 내 최소 희생으로 전쟁을 종결할 수 있는 새로운 작전수행 개념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군사능력 평가 시 정성적 평가에도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북한군 무기체계는 대부분 노후화된 반면 우리 군은 최첨단 정밀과학 무기체계와 군기, 사기, 훈련수준 등 모든 면에서 질적으로 북한을 압도하고 있다”며 “북한은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핵,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은 국방 개혁 2.0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경두 합참의장은 건배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반드시 평화올림픽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국방은 전폭적 지원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오찬에는 송 장관과 정 의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1·2·3군 사령관, 토마스 버거슨 미7공군사령관 겸 주한미군부사령관 등 147명이 참석했다. 오찬 메뉴로는 강진 피해를 당한 포항의 과메기, 올 초 화재 피해를 입은 여수의 갓김치, 최근 가격 폭락한 대봉감이 제공됐다.
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