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초등학생 24만명에게 과일간식을 준다. 정부 예산에 이례적으로 초등생 간식용 과일값 72억원이 책정됐다. 방과후 돌봄교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 5년 안에 과일 간식 지원 대상을 모든 초등학생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 건강과 과일 소비 촉진을 위해 공공급식에 과일 간식을 도입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른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실 학생에게 연간 30회 과일을 제공할 수 있도록 예산 72억원을 책정했다고 8일 밝혔다. 어린이 영양균형,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해 신설한 제도다. 이를 통해 어린이 식습관 개선과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2007년 11.6%에서 지난해 16.5%로 상승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최소 400g 이상의 과일·채소 섭취토록 권장하지만, 한국 어린이의 섭취량은 6~11세 352g, 12~18세 378g으로 권장량에 미치지 못한다.
과일 간식 시범사업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 농식품부는 지난 5월부터 10주간 전국 43개 초등학교의 방과후 돌봄교실에 주 3회, 총 30차례 컵과일을 제공했다. 1~2학년 1585명이 대상이었다. 시범사업 후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만족도는 92.8%였다. 유럽연합(EU)은 2009년 25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학교 과일제도’를 도입했다. EU와 회원국이 예산을 반반 부담하고 6~10세를 지원 권고 대상으로 했다.
농식품부의 내년 소관 예산은 전년 대비 109억원 늘어난 14조4996억원이다. 이 가운데 6조7899억원은 쌀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농업인 소득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쓰인다. 채소가격안정제와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공익형 직불제와 재해보험 등도 확충한다. 동물복지 축산 활성화, 청년 농업인 지원 및 스마트농업 확산 지원 등 지속가능한 농식품 산업을 육성하는 데 2조3009억원을 투입한다.
농식품부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최근 쌀값 회복으로 불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쌀 변동직불금 4천100억원을 감액해 전액 농업 분야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지원금 17억원, 농림축산검역본부 인건비 5억원 등이 감액된 대신, 초등 방과후 돌봄교실 과일 간식 제공, 청년 농업인 경영실습농장 지원, 가축 매몰지 940개소 소멸처리, 조류인플루엔자(AI) 긴급 백신 공급을 위한 항원뱅크 구축, 저수지·방조제의 내진보강 및 개보수 등의 예산은 증액됐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