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지사 출마하면 정치공학적”…거절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내년 재·보궐선거 출마설과 관련해 “국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가 꼭 여의도식 정치만은 아닐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꾸준히 거론된 경남도지사 차출설에 대해서도 “정치공학적”이라며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3선 도전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가회동 시장공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가운데 각종 출마설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해야 성과가 난다”며 이같이 답했다.
우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의원직을 던진 서울 노원병과 같은 당 최명길 전 의원 지역구인 송파을 재·보선 출마로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는 목소리엔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은 새로운 정치인으로서 변화는 참 좋은 것 같다"면서도 "기존의 정치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경남지사 차출설을 두고는 “경남지사 얘기가 왜 자꾸 나오는지 사실 이해가 안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경남 주민 입장에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경남지사 시절 경남도를 황폐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50억원 적자가 난다고 도립병원(진주의료원)을 폐쇄시켜버렸는데 서울시는 1000억원 적자가 나는데도 시립병원을 계속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 세금 효율화도 결국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무상의료까지는 못하더라도 돈 때문에 치료를 못 받을 수 없다는 철학이 더 보편적”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다만 직접적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서울시장 3선 도전 의사를 묻자 말을 아꼈다.
박 시장은 “제가 지금 3선에 대한 태도를 밝히면 어쨌든 서울시가, 공직사회가 선거 분위기로 많이 들어가 버릴 것”이라며 “‘양재 R&CD 혁신허브’와 ‘태양의 도시’ 등 중요한 일을 내년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면에서 선거 분위기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치러진 더불어민주당의 소속 시·도지사 자체 평가에선 다른 지역과 세수 형평성을 추구하는 이른바 ‘상생기금’을 당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중앙과 지방 세수 구조를) 8대2에서 6대4까지 만들겠다는 게 대통령의 약속이다. 중앙정부 예산 424조원 중 20%인 84조원이 지방에 오면 아무래도 서울에 세수가 많이 늘어나 다른 지방정부는 불만이 많을 것”이라며 이같은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서울시 세입 상당부분을 납부해 상생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다른 지방정부를 돕자는 생각이다.
자치경찰제도와 관련해선 “광역적 수사가 필요한 대공수사 등의 사안은 중앙정부가 가져가야 하지만 나머지 교통, 방범 등의 기능들은 전부 (지방정부에) 줘야 한다”고 했으며, 소방직 국가공무원화에 대해서도 “지방직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권 교체 이후 달라진 국무회의 분위기도 전했다.
박 시장은 “야당 출신 유일 국무위원이다 보니 박근혜 정부에선 긴장과 전운이 감돌았다”면서 “지금은 지난번엔 일부러 구석에 서 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내 손을 끄는 사진이 찍혔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박 시장님 할 말 없습니까’라고 해 얼떨결에 내가 메모해 놓은 것을 세 가지나 얘기했다. 잘 된 건데 조금 부담스럽다”고 웃으며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