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재인정부 들어 달라진 국무회의 분위기를 소개했다. 서울시장은 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국무회의 참석권을 갖고 있다. 의결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현안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 박 시장은 박근혜정부 시절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인 장관들과 마찰을 빚곤 했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적도 있다.
박 시장은 간담회에서 “국무회의 분위기가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정부 시절 야당 쪽에서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해 누리과정 문제로 이야기를 하면 교육부총리, 행자부 장관, 총리, 대통령까지 나서서 1대 4로 싸웠다”며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은 복도에서 ‘시장님은 국무회의장을 국회 상임위원회처럼 만드냐’고 항의했었다”고 말했다.
“그때 나한테 뭐라 한 분들 감옥 가시더라”며 농담을 던진 박 시장은 “요즘은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눈이 마주치면 대통령이 ‘박 시장님, 할 말 없으십니까’라면서 적극적으로 발언토록 챙겨주곤 한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3선 도전 문제와 관련해 “지금 입장을 밝히면 서울시 공직사회가 선거 분위기로 들어가 버릴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경남지사, 노원병·송파을 국회의원 출마까지 선택지가 많아진 상황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은 새로운 정치인으로 변화한다는 걸 의미하고, 변화는 참 좋은 것 같은데 기존 정치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가 꼭 여의도에만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경남지사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 이해가 잘 안되는데, 경남 주민 입장에서는 홍준표 전 지사가 경남도를 황폐화시킨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트위터 댓글을 보면 부산시장 와 달라, 광주시장 와 달라 이런 댓글도 있는데, 그런다고 가는 것은 뜬금없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