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둔 취업여성 절반 월 200만원도 못 번다

입력 2017-12-08 07:12
사진=방송화면 캡처

자녀를 둔 여성의 근로조건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은 한 달에 200만원도 벌지 못하고, 10명 중 3명은 임시·일용직에 종사하고 있다.

통계청은 7일 ‘2017년 상반기 자녀별 여성의 고용지표’를 발표하고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여성이 지난 4월 기준으로 509만4000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15∼54세 기혼여성(905만3000명)의 56.3%를 차지한다. 전년 대비 11만1000명 줄었다.

자녀와 함께 사는 여성 가운데 일을 하는 이는 285만4000명이었다. 고용률은 자녀 수가 많을수록 떨어졌다. 자녀 1명을 둔 여성의 고용률은 57.8%였지만, 자녀가 3명일 경우 49.1%로 낮아졌다. 자녀가 어릴수록 고용률이 내려가는 경향도 나타났다. 산업별로 사업·공공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유자녀 여성이 51.4%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이 뒤를 이었다.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여성에 대한 처우는 열악하다. 유자녀 취업여성 가운데 자영업 등 비임금근로자를 제외한 임금근로자의 12.4%(28만2000명)는 월 100만원 미만을 받고 있다. 100만∼200만원 미만 임금을 받는 유자녀 취업여성은 99만5000명(43.6%)이었다. 56.0%가 월 200만원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면서 일하는 것이다. 이 비율은 전년 대비 2.7% 포인트 낮아졌지만, 처우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월 400만원 이상 버는 고소득 유자녀 취업여성의 비중은 9.6%에 그쳤다. 임시·일용근로자는 전체 임금근로자 중 31.7%를 차지했다.

유자녀 여성의 고용률은 지역별로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고용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로 76.9%에 달했다. 이어 강원 62.5%, 충북 62.5%였다. 반면 수도권은 유자녀 여성 고용률이 낮았다. 서울은 55.4%, 경기는 54.2%, 인천은 53.1%에 머물렀다. 전국에서 유자녀 여성 고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울산(48.3%)이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