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해지는 고용 불안 탓에 청년층의 공무원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공무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취업비용은 일반사무직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신한은행은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가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만 20~64세 금융소비자 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신한은행은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발간에 앞서 핵심 이슈 7가지(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1인 가구, 경력단절 여성, 창업 준비, 자녀 교육비, 노후 준비)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취업준비생(취준생)’의 평균 취업 준비기간은 1년1개월이었다. 이 기간에 취업 준비를 위해 필요한 비용(생활비·주거비 제외)은 평균 384만원으로, 월 평균 29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종에 따라 취업 준비비용도 달랐는데, 공무원이 되는 데 필요한 총 취업비용은 평균 633만원으로 일반사무직(345만원)에 비해 1.8배 높았다.
또 취준생 59%(복수응답)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취업준비 비용을 마련했고, 58%는 가족 및 친지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특히 월 평균 15만원을 부모에게서 지원받고 있어 부모세대의 노후 준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경력 3년 이하 ‘사회초년생’의 47%는 2959만원의 대출 잔액이 있고, 이를 상환하는 데는 최소 4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학자금대출이 21%로 가장 높았고, 주택담보대출(8%)과 신용대출(8%), 전월세자금대출(8%)이 뒤를 이었다. 또 사회초년생의 84%는 연평균 695만원(현재 연봉 대비 28% 인상)을 더 받는다면 이직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1인가구’로 독립할 경우에는 3143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0%는 주택마련에 소요됐다. 혼자 살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가족이나 친지의 지원(49%)을 받았고, 금융상품 해약(35%), 금융기관 대출(13%)이 뒤를 이었다.
‘경력단절’은 여성 직장인들의 급여에 악영향을 미쳤다. 3040 여성 직장인 중 1년 미만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의 월 평균 급여는 245만원으로 경력단절 경험이 없는 여성(274만원)보다 29만원 낮았다. 또 경력 단절 기간이 길수록 경력 단절 이후 재취업 시 월 평균 급여가 더욱 낮아졌다. 6개월에서 1년 미만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월급여가 243만원이었지만 5년 이상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1년 미만 경력 단절 여성의 월급여 대비 최소 59%까지 차이가 났다.
3년 이내 창업한 자영업자의 ‘창업준비’비용은 평균 8148만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중 80%는 준비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최근 3년간 창업 연령은 평균 44세로 금융자산을 해약(29%·복수 응답)하거나 가족·친지의 도움을 받아(22%) 창업 초기 비용을 마련하고 있었다. 금융기관에서 대출하는 경우도 21%였다.
‘사교육비’는 자녀 1인당 월 33만원으로 나타났다. 영유아 자녀 12만원, 미취학 아동 18만원, 초등학생 30만원, 중학생 41만원, 고등학생 47만원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사교육비도 올라갔다. 강남3구의 사교육비 50만원으로 강북 37만원보다 평균 1.4배 높았고, 학령별로는 영유아 때 1.8배 차이가 나 고등학생 때(1.6배)보다 컸다.
직장인 4명 중 1명꼴(26%)로 저축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7%는 여유자금이 없어서 못했다고 답했다. ‘노후’를 대비해 정기적으로 저축을 하고 있는 직장인은 전체의 47%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경우도 저축액이 크게 높지 않았다. 이들의 월 평균 저축액은 26만원으로, 월 평균 근로소득(285만원)의 9%에 불과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