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사 그라비티의 신작 ‘라그나로크 제로’가 서비스 첫날 접속 불량으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샀다. “‘서버다운’까지 옛날 느낌 그대로”라는 냉소가 나왔다.
그라비티는 6일 오후 2시30분 라그나로크 제로의 접속 창구를 열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서버는 한꺼번에 몰린 이용자를 감당하지 못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서비스 개시 2시간가량 지난 오후 4시30분까지 “라그나로크 제로의 접속 상태가 원활하지 않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급기야 서버점검이 시작됐다. 그라비티는 홈페이지에 “오후 5시15분부터 6시30분까지 임시 점검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서비스 개시를 3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서버의 문이 닫혔다.
라그나로크는 이명진 작가가 그린 동명의 만화 원작으로 제작돼 2002년 상용화를 시작한 온라인게임이다. 만화처럼 보이지만 3차원(3D) 그래픽으로 제작된 캐릭터와 지도, 강화된 커뮤니티성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권의 인가가 특히 뜨거웠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쉬운 인터페이스(UI)로 여성 이용자가 많았다. 성별은 주민등록번호로 결정됐다. 2000년대 행했던 ‘넷카마(여성 캐릭터로 활동하는 남성 이용자)’는 다른 온라인게임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라비티는 이제 30대 이상으로 성장한 이용자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며 라그나로크 제로를 야심차게 내놓았다. 하지만 서버는 ‘추억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서비스 첫날 흥행에 성공했지만 십수 년 경험이 무색한 운영 능력이 다소 아쉬웠다.
SNS 이용자들은 “10년 만에 서버다운의 추억을 되살렸다” “서버까지 옛날 느낌 그대로면 곤란하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