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은퇴무대’로 정한 평창 “개인자격으로라도 참가 원해”

입력 2017-12-06 16:35
사진=뉴시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 주도의 ‘도핑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가운데,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은 개인 자격으로라도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빅토르 안은 2014 소치 올림픽 이후 은퇴를 고심했지만, 평창 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삼고 4년간 훈련해왔다.

빅토르 안은 6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훈련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당국이 평창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지 않으면 개인 자격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을 위해 4년을 준비했다”며 “포기할 수 없는 무대”라고 덧붙였다.

앞서 IOC는 이날 오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다만 ‘러시아 출신의 올림픽 선수’ 개인 자격으로는 개인전·단체전에 출전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뒀다.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면서도 오는 12일 회의에서 선수들의 개인자격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회의에서 러시아가 평창올림픽 보이콧 선언을 하더라도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막을 순 없다. 문제는 당국의 반대에도 선수가 출전을 강행할 경우 비난 여론이 빗발칠 수 있다는 점이다.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르며 영웅으로 떠오른 빅토르 안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러시아가 보이콧 선언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잘 모르겠다.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평창올림픽을 보고 훈련한 선수들을 생각한다면 올림픽 출전을 허락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러시아도 선수가 국기를 달지 않고 출전하는 것을 허락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토르 안은 4일부터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과 함께 한국에서 훈련 중이다. 러시아 대표팀은 이날도 계주 훈련 등 평상시처럼 훈련을 소화했다. 러시아 대표팀은 이달 말까지 한국에서 훈련하고 유럽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출국할 계획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