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냉전 시기 영국을 뒤흔든 ‘프러퓨모 스캔들’의 주인공 크리스틴 킬러가 지난 4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병원에서 75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당시 19세로 모델이자 콜걸이었던 킬러는 1961년 영국 국방장관 존 프러퓨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도덕적 비난을 받는 수준에서 마무리되는 듯했던 스캔들은 이듬해 말 킬러가 소련 대사관 소속 해군무관 유진 이바노프의 연인으로 밝혀지면서 국가 안보 사건이 됐다.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라 킬러가 스파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건으로 1963년 해럴드 맥밀런 총리가 이끌던 보수당 내각은 붕괴됐다.
프러퓨모 스캔들은 1989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동안 슬로에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킬러는 두 번 결혼했으나 모두 이혼으로 끝났으며 2명의 아들과 한 손녀를 두고 있다. 스캔들의 당사자였던 프러퓨모는 2006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