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지윅스튜디오(공동대표 박관우 · 박인규)는 ‘구미호’(1994), ‘은행나무 침대’(1996)로 한국 영화사에 본격적인 디지털 시각효과(VFX) 시대를 열었던 1세대 제작자들이 설립한 기업이다. 설립 3년차 기업이지만 최근에는 대형 VFX업체도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프리비주얼 리얼타임 시스템’, ‘디지털 휴먼 특화 기술’ 등을 과감하게 추진하며 할리우드 기업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 미국 진출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김재훈 전략기획실장은 “시행착오와 성공경험이 많은 10~15년차 전문가를 중심으로 출발, 현재 전문 인력만도 150명이 넘는다”면서, “해외 업체들도 우리들을 수준 높은 파트너로 대우한다”고 밝혔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CG기업 역량 강화사업을 발판으로 ‘프리비주얼 리얼타임 시스템’을 야심차게 선보였다. 기존 VFX제작은 촬영 내용을 가져와 일일이 그래픽을 입히고 편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배우가 시나리오대로 연기한 후 CG를 더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제작 시간이 길 뿐더러 수정에도 막대한 인력이 소모된다.
이에 위지윅스튜디오는 배우가 연기할 장면을 CG로 미리 구성해보는 ‘사전시각화(Pre Visualization)’ 작업을 촬영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작품 제작 비용 ·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김 실장은 “아이디어 단계였는데 때 마침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CG전문기업지원사업을 통해 회사가 탄력을 받아 올 연말까지 프리비주얼 리얼타임 시스템의 프로토콜을 완성하고, 내년부터 실용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허 출원도 마쳤다. 촬영시간 단축과 제작비 절감은 곧 영화사의 수익과 연결되는 만큼 영화계의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기술개발 소식을 접한 중국 영화제작사와 작품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의 실제 나이와 상관 없이 인간의 노화를 자유자재를 표현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기술도 강점이다.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면 ‘연기자 없는 영화’ 제작도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가상현실 분야의 성과도 두드러져 롯데월드와 공동 제작한 ‘로봇태권V’ 어트랙션을 비롯해 ‘우석헌 자연사박물관’, ‘울산암각화박물관’ 등에 VR 영상을 도입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유럽 최대의 디지털 전시회인 ‘IFA’에서 주요 기업의 OLED TV 시연 영상을 제작하는 등 국내 CG 전문기업의 기술력이 세계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했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에는 리듬앤휴즈(Rhythm&Hues)의 설립자 존 휴즈(John Hughes)와 글로벌 파트너십(Global Partnership) MOU를 체결했다. 해당 MOU는 단순 협력단계를 넘어서 R&D 기술교류와 함께 세계적 프로젝트를 공동 제작하는 동반성장 협약으로 국내 CG기술력이 헐리우드 시장에서 인정받은 업적으로 주목된다. 할리우드와 중국 등지에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유치한 투자금도 약 150억 원에 이른다.
또한 김재훈 전략기획실장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앞으로도 해외의 영화 제작사 등과 적극적으로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위지윅스튜디오는 최근 국내 대학과 함께 ‘리얼타임 VR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한 제휴를 맺는 등 독자기술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