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선웅 더불어민주당 강남 구의원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강남구청의 한 행사장에서 자신의 자리에만 이름표가 찢겨 있었다면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강남구청 측이 여당 구의원을 망신을 주려고 일부러 그랬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강남구청 측은 “여선웅 의원이 해당 행사에 불참한다고 해 이름표를 미리 준비하지 못했고 행사 당일 참석한 여 의원을 위해 의자를 급히 준비하다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찢긴 이름표는 여선웅 의원의 것이 아니라, 이전에 사용했던 의자에 붙었던 것이라고 했다.
찢긴 이름표 논란은 여 의원이 5일 트위터에 올린 사진으로부터 촉발됐다. 그는 이름표가 찢겨진 채 플라스틱 의자에 붙여있는 사진을 올리고 ‘강남구에서 준비한 여선웅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 자리만 그렇습니다. 구청장이 시켰을까요? 아니요. 30년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자유한국당 강남구청장 덕에 이제 강남구청 직원들이 더 자유한국당스럽습니다. 내년에 우리가 강남에서 이겨야 할 이유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남구청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행사를 진행했던 강남구청 문화체육과의 한 관계자는 “9월 30일 열린 마라톤행사를 위해 강남구의회 구의원 참석여부를 미리 확인했다”면서 “구의회 담당자에게 받은 참석자 명단에는 여선웅 의원이 불참으로 돼 있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행사 당일 여 의원이 갑작스럽게 참석해 남은 의자를 가져와 자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찢어진 네임택에 대해 행사 당일은 물론 지금까지 문제 제기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여 의원은 찢긴 이름표 사진을 올린 다음 날인 6일에도 트위터에 강남구청 직원들의 행태를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일부 강남구청 직원들은 더 자유한국당스럽다”면서 “세월호 사건 당시 민원인들이 세월호 배지 달고 오면 강남구청 올 때는 노란리본 배지 떼고 오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당사로 착각할 정도”라고 썼다.
검찰은 최근 문재인 당시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를 받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신 구청장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등의 메시지를 100여 차례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구청장은 4일 서울중앙지법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은 강남구청장에 출마하고자 하는 여선웅 의원의 야심에서 비롯됐다’고 최후변론을 했다.
이에 대해 여 의원은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발언이다. 명예훼손 및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 고발하겠다”면서 “신연희 구청장은 반성도 하지 않으면서 재판장에게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뻔뻔함의 극치다. 그동안 신연희 구청장은 본인의 공직선거법 재판에 강남구청 공무원들을 무더기로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전했다.
강남구청과 여당 의원들과의 마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월 29일 강남 어린이 도서관 개관식 축사를 하던 전현희 의원은 ‘춥다’는 이유로 발언을 제지당했다. 사회자는 “의원님, 의원님”을 연발하며 발언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주민 A씨는 “신 구청장이 ‘날씨가 추운데 의원님 너무 말씀이 길어져서 아이들이 추우니까…..’라면서 사회자를 통해 전 의원의 발언 제지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사회자는 “구청장이 발언을 제지시킨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이런 충돌에 대해 “익숙해져서 이제 별로 신경을 안 쓴다. 얼마 전 동네 어르신 잔치에서는 모 동장이 축사하는 마이크를 뺏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강남구 각동 경로잔치 행사에서도 발언 중인 전현희 의원 마이크를 강탈하고 전원을 끈 사건이 있었다. 강남구청 복지국장은 축사에서 전 의원을 제외시킬것을 지시했다.
지난 1일 이관수 강남구 의원 등 5명과 주민들은 ‘전현희 의원의 마이크를 뺏었던 일’에 대해 항의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기 위해 강남구청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퇴근 시간 한참 멀었음에도 구청장실의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이들은 부구청장의 안내로 부구청장실로 이동했다. 그런데 참석 요청도 하지 않은 강현섭 복지국장이 나타나 “구청장 지시가 아니라 내가 직접 지시한 것”이라며 “내가 몸통이다!”고 소리쳤다.
여 의원은 이 사건을 두고 “싸울 줄 아는 여당의원이 필요한 때, 험지 강남에서 마치 독립운동하듯 싸우는 전현희 의원 덕분에 저도 힘이 납니다!”며 전 의원을 응원했다.
민다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