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6일 현장실습중 숨진 특성화고 학생 고 이민호군 사고와 관련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 부끄럽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같이 말한 뒤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사고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혁명으로부터 2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는 언제쯤이면 아이들의 희생이 있고서야 반성하는 이런 안타까운 반복을 멈추게 될까”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서울시와 함께 서울시교육청, 서울고용노동청이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노동인권보호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동으로 현장실습 관련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하고 서울시 마을노무사들과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통해 사업장의 문제를 사전 예방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하 전문>
18세기 산업혁명 초, 하루하루 늘어가던 공장의 높은 굴뚝과 좁은 탄광 갱도를 누가 청소했는지 아십니까? 4살에서 8살 사이의 아이들이 굴뚝과 갱도에 들어 갔다고 합니다. 당시 일부 기업가들은 가난한 집 아이들을 선호했다고 합니다. 영양이 부족해 발육이 더디니 좁은 굴뚝에 들어가기 쉬울 것이란 이유였죠.
수많은 청소년들이 하루 10시간이 넘는 중노동을 견뎌야 했습니다.
무리한 작업 지시와 위험한 노동으로 아이들은 목숨을 잃었고, 이는 결국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자본주의 최초의 노동법이라 불리는 ‘공장법’이 탄생했습니다. 근로기준법과 같은 현대의 노동법들은 그렇게 수많은 아이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죠.
얼마 전, 우리를 너무 가슴 아프게 했던 제주도의 한 특성화고 학생 이민호군의 사망소식을 접했습니다. 산업혁명으로부터 2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언제쯤이면 아이들의 희생이 있고서야 반성하는, 이런 안타까운 반복을 멈추게 될까요?
내일은 이민호군의 장례식이 모교에서 교육청장으로 이뤄진다고 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정치일텐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사고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노력하고자 합니다.
서울시와 함께 서울시 교육청, 서울고용노동청이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노동인권보호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합동으로 현장실습 관련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하고 서울시 마을노무사들과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통해 사업장의 문제를 사전 예방하는 등 노력할 것입니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함께 기억합시다. 존중받아야 하는 노동에는 연령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