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와병 뭐길래? 뇌성마비 오진 13년 누워지낸 여성

입력 2017-12-06 10:26
사진 = 픽사베이

뇌성마비 진단을 받고 13년간 누워지내던 환자가 약을 바꾼지 일주일 만에 병상에서 일어났다.

올해 스무 살인 A씨는 4살이 되던 2001년 대구의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에서 뇌성마비 판정을 받았다. 수차례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걸을 수 없었고 결국 뇌 병변 장애 1급 진단까지 받았다. 하지만 2012년 7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 물리치료사가 “뇌 병변이 아닌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고, 대구의 대학병원에서 촬영한 MRI 사진을 본 뒤 “뇌성마비가 아닌 도파 반응성 근육긴장”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의료진이 치료법을 바꿔 도파민을 일주일간 투여한 결과 A씨는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됐다. A씨의 아버지는 2015년 대구의 해당 대학병원 학교 법인을 상대로 딸의 잃어버린 13년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2년간의 다툼 끝에 대구지법은 “1억원을 손해배상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A씨가 앓고 있던 세가와병의 정식 명칭은 도파 반응성 근육긴장이상이다. 유전성 진행형 근육 긴장이상으로 1976년 세가와 등에 의해 처음 보고된 이후 세가와병이라고도 알려졌다. 대부분 소아 연령에서 발현되며 저녁에 심해지고 수면 이후에는 호전되는 근육 긴장 이상이 특징이다. 보통 도파민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이상으로 도파민을 생성하지 못해 발생하게 된다. 소량의 도파민 약물에 의해 치료가 가능하며 장기적인 합병증이 없는 질환이므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