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이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비싸다는 발표가 나와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조사방식에 수많은 오류가 있어 발표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5일 핀란드의 국제 경영컨설팅업체 ‘리휠’ 보고서에 따르면 LTE 1GB당 가격 비교에서 우리나라는 13.4유로(약 1만7300원)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비쌌다. OECD 평균은 3.3유로였다. 리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유럽연합(EU) 소속 41개국 187개 이동통신사 1628개 요금제를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휠은 외국 조사에서는 알뜰폰 사업자를 포함시킨 반면 한국 조사에선 제외했다. 우리나라에서 알뜰폰 서비스를 이용하면 30유로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LTE 데이터당 가격을 계산하는 과정에서도 오류가 발견된다. 리휠은 요금을 데이터 제공량으로 나눈 데이터 단가를 산정하면서 그 대상을 ‘1000분 이상 음성통화 제공 요금제’로 제한했다. 국내에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아무리 저렴해도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저가 데이터 요금제까지 리휠 측 계산에 포함됐다.
문제는 저가 요금제일수록 데이터 단가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가령 한국의 6.5GB 요금제는 5만6100원으로 1GB당 가격은 8631원이지만 1.2GB 요금제(3만9600원)는 1GB당 데이터 가격이 3만3000원으로 훌쩍 뛴다. 이에 한국의 전반적인 데이터 단가가 높게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리휠의 오류는 확인된다. 리휠 측 발표대로 한국의 데이터 가격을 1GB당 13.4유로로 본다면 6.5GB의 가격은 11만2450원이 된다.
아울러 리휠은 국내의 25% 선택약정 요금할인도 감안하지 않았다. 리휠은 각 이통사의 데이터를 구글 번역기를 돌려 확보하기까지 했다. OECD는 2015년 보고서에서 한국의 통신요금이 OECD 평균 대비 최대 38.8%까지 저렴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OECD도 올해부터는 기준을 공정하게 잡을 수 없다는 이유로 각국의 통신비를 비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