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과 암 진단 인공지능(AI) 왓슨의 의견 일치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장암(결장암) 환자 118명을 대상으로 한 의사와 왓슨의 ‘강력 추천’ 분야 의견 일치율이 55.9%로 과거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암센터는 5일 ‘IBM Watson for Oncology 도입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및 심포지엄’에서 "의료진과 왓슨의 치료 방침 중 강력추천 부분에서 의견 일치율이 7% 향상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길병원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IBM사의 왓슨을 임상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조선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7개병원이 왓슨을 도입했다.
외과 백정흠 교수는 지난해 12월 센터 개소 이후부터 올해 11월까지 환자 5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대장암(결장암) 환자 118명을 대상으로 한 의료진과 왓슨의 ‘강력 추천’ 분야 의견 일치율은 55.9%로 과거 이뤄진 후향적 연구 48.9%에 비해 7% 포인트 높아졌다. 의견 일치 분야를 ‘강력 추천’뿐 아니라 ‘추천’으로 확대시키면 대장암(결장암) 환자의 의료진과 왓슨의 의견 일치율은 78.8%였다.
과거 이뤄진 후향적 연구는 2009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대장암 환자(결장암) 65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강력 추천’ 분야 의견 일치율은 48.9% 였다.
왓슨은 환자 데이터를 입력하면 과거 임상 사례를 비롯해 선진 의료기관의 자체 제작 문헌과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바탕으로 ‘강력 추천’, ‘추천’, ‘비추천’으로 나눠서 해당하는 치료 방법을 제시한다. 이중 강력 추천과 추천이 실제 환자에게 권장되고 있다.
이 같은 일치율 향상은 의료진이 왓슨이 제공한 치료 방법에 대해 신뢰도가 향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공지능 암센터는 왓슨 다학제 진료 시 최대 6명의 전문의 의견과 우리나라의 의료적 특수성, 환자의 사회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해 치료방법을 결정하고 있다.
백 교수는 “과거에 비해서 ‘강력 추천’ 의견 일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의료진들이 왓슨의 의견에 동조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일부라도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의료진과 왓슨의 ‘강력 추천’과 ‘추천’을 포함한 의견 일치율은 대장암(결장암) 분야가 78.8%로 가장 높았다. 대장암 중 직장암 분야가 77.8%, 위암이 72.7%의 일치율을 보이며 높았다.
인공지능 암센터 다학제 진료에 대한 환자 만족도는 90%를 넘었다.
인공지능 암센터가 지난 10월 26일부터 12월 1일까지 전체 환자 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왓슨암다학제 진료’ 만족도 조사 결과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전체 94%에 달했다.
인공지능 암센터는 왓슨암다학제 진료 시 주치의를 포함한 5~6명의 의료진과 왓슨 포 온콜로지의 의견을 바탕으로 치료 방침을 정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병원추진단장 이언 단장은 “왓슨 암 다학제는 6명의 의사가 참여하기 때문에 환자 개인 별로 최대 180분 진료가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게다가 왓슨은 수많은 환자 사례를 바탕으로 진료 방침을 결정하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헬스케어를 활용하면 보다 적은 비용으로 보다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어 향후 고령화로 인해 발생할 막대한 의료비 부담도 줄이고, 환자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