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막말’ 지적에 “품격으로 가장 논란된 분은 노무현”

입력 2017-12-05 14:56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관훈토론회에서 자신의 ‘언어습관’에 대한 지적을 받자 “품격으로 가장 논란이 됐던 분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 생각한다”며 “논란만 됐을 뿐 (품격을) 사람을 재단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할 일 없는 분들의 말”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했다. 한 패널이 홍 대표의 ‘말’에 대해 ‘헤이트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발언)라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그는 “한국당이 지금 품격을 논할 때인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을 신봉한다”고도 했다.

특정 계파를 ‘암’이나 ‘고름덩어리’로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암 덩어리가 맞으니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며 “품격 있게 ‘암덩어리님’이라고 하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람은 죽을 때가 됐을 때 본질을 숨긴다. 나는 아직 죽을 때가 안 됐다”며 언어습관을 바꿀 의향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에게 동료 의원을 제명하라는 요구는 너무 가혹하다”면서도 “두 분은 자연소멸 절차로 가고 있다”고 했다. 친박 청산이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이냐는 질문에는 “그 말은 듣기가 좀 그렇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책임당원의 74% 지지를 받아 당 대표에 당선됐다. 인적청산, 조직혁신을 거친 뒤 연말에는 신보수주의를 선언해 정책혁신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은 ‘망나니 칼춤’이라고 비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관측과 관련해 “혐의가 있으면 (이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하시라”며 “망나니 칼춤을 추는데 어떻게 막겠나”라고 했다. 또 “대통령이 할 일이 없어서 사이버 댓글을 달라고 지시했겠나. 국가를 흔든 범죄도 아니고 댓글 몇 개로 전직 대통령을 소환한다는 것을 듣고 기가 막혔다. 수사를 막을 생각은 추호도 없고 막을 방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