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서 ‘핵무력 완성’ 선언할 듯… 美에 ‘제안’ 가능성도

입력 2017-12-05 14:17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내년 1월 1일 발표될 신년사를 통해 ‘핵무력 완성’을 직접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신년사에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핵·경제병진노선 아래에서 향후 어떤 전략을 취할지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매년 1월 1일 최고통치자의 신년사를 발표한다. 당 간부부터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민이 의무적으로 신년사를 시청하거나 청취해야 한다. 북한은 ‘당과 국가의 수반이 새해를 맞이하여 하는 공식적인 연설문’이라고 신년사를 정의하고 있다. 새해 국정과제를 포함한 국정운영 청사진을 대내외에 밝히는 자리다.

신년사는 북한 주민에 대한 통치수단이기도 하다. 중앙기관을 비롯한 각 시·도 단체 및 농장·기업소별로 신년사 관철 결의모임과 궐기대회를 1월 한 달 동안 진행한다. 신년사는 최고지도자가 당·정·군·민 모두에게 직접 부과하는 과업인 셈이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리고 3차례 ICBM을 발사하며 화성-15형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핵무력 완성을 언급했다. 내년 신년사를 통해 이를 다시 한 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노동신문·조선인민군·청년전위 등의 공동사설 형식으로 신년사를 발표했지만, 김정은 육성으로 한다. 자신의 목소리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미국을 향해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신년사는 내각 등 각 기관에서 제출한 보고서로 만들어진다. 당 선전선동부와 조직지도부의 검증을 거치고 서기실(비서실)이 작성해 김정은에게 보고된다. 최종적으로 김정은의 결재를 거쳐 확정된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미국에 조건을 붙여 협상 등을 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하원 의원들은 “북한은 화성-15형의 발사를 미국에 협상 신호를 보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