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 ‘복제견’ 2마리… 러시아 교도소 경비견 ‘맹활약’

입력 2017-12-05 10:43

황우석 박사의 유전자 복제 기술로 태어난 두 마리의 복제견이 러시아 시베리아의 교도소에서 경비견으로 활약 중이다.

시베리안 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유전자 복제로 배양한 개 두 마리가 1년 전부터 시베리아의 한 교도소에서 경비견으로 일하기 시작해 “상상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톰과 잭이라는 이름의 두 복제견은 황우석 박사의 ‘수암생명공학연구소’에서 태어났다. 한국 최고의 탐지견 체세포로 만들어진 이들은 부모의 탁월한 후각을 물려받았다. 모두 벨기에산 말리노이즈 종으로, 경찰 수색견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견종이다. 영리하고 새로운 환경에 신속히 적응하며 주인에 대한 충성심도 높다. 황우석 박사가 만든 복제견 가격은 각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에 달한다.

수암생명공학연구소는 작년 11월 28일 러시아 사하공화국에 복제한 500마리의 개 중 3마리를 선물했다. 그 중 톰과 잭이 러시아 시베리아 동부 사하공화국의 야쿠츠크시에 있는 ‘1호 강제 노동수용소’에 배치됐다. 흉악범들이 수용되는 곳으로, 살인범·강간범·절도범·사기꾼 등 720명이 갇혀 있다.

수용소에 배치된 톰과 잭은 3주간의 경비견 훈련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러시아의 최초 복제 경비견인 이들은 수감자 흔적을 정확히 추적하고, 낯선 물체와 사람을 냄새로 알아보았으며, 장애물을 민첩하게 통과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일반 경비견들이 어려워하는 훈련도 거뜬히 해냈다.


완벽에 가깝게 만들어진 경비견에도 한 가지 난관이 있었다. 톰과 잭은 영하 40도를 육박하는 시베리아의 한 겨울 기온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훈련을 담당하는 교도관들이 따뜻한 개 전용 신발을 만들어 신겨주기도 했다.

교도관 이리나 바비코바는 매체에 “손쉽게 훈련을 마무리했고, 개들이 영리하고 순하다”며 “추운 날씨와 외부 방해에도 훈련 집중력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또 “태어나서 처음으로 극한의 추위를 경험하고 있다”며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기에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겨울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 톰과 잭이 능력의 최고치를 뽐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친 비바코바는 “교도소 내에 이렇게 큰 도움을 주는 경비견이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