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승무원이 북한이 지난달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목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4일 캐세이퍼시픽은 성명을 통해 자사 승무원이 지난 달 29일(한국시간) 북한이 발사한 ICBM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해당 승무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홍콩을 향하는 CX893편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일본 상공에서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 측은 “이 ICBM은 당시 여객기와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어 운항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이 사실을 다른 항공사와 일본 관제탑에도 알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선과 운항 방침을 변경하지는 않았다”며 “상황을 수시로 검토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당시 홍콩을 출발해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로 향하던 수송기 CX096 역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일본 상공을 지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항공도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한 여객기 2대가 북한 ICBM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빛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한편 항공기 조종사 출신의 변호사 제러미 탐 만호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비행 노선의 변경은 항공사의 선택 사항”이라면서도 “한국과 일본, 러시아를 포함한 지역의 기관들을 연결해 군사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메커니즘을 만들기 위한 패널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캐세이퍼시픽 측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한국에 있는 직원들에게 비상용 위성전화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위성전화는 한국이 북한의 공격을 받아 통신이 두절될 때, 또는 비상착륙시 기장이 본사에 연락을 취하기 위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