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증권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도 속속 오르고 있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CMA에 돈이 몰리면 주식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증권사들은 기대한다.
지난 1일 주요 증권사들의 머니마켓랩(MMW)형 CMA 금리는 0.25% 상향됐다. 한국투자증권의 MMW형 CMA 금리는 1.289%에서 1.539%로 올랐다. NH투자증권은 1.34%에서 1.59%로 올랐다. MMW형 CMA는 한국증권금융이 운용해 이자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증권사들은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 금리도 잇달아 올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RP형 CMA를 0.9%에서 1.1%로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 허가에 따라 발행어음 판매를 개시했는데 향후 발행어음 수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CMA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단기투자 상품이다. 0%대인 은행의 수시입출금 통장보다 금리가 높고, 하루만 맡겨도 하루에 해당하는 이자를 준다. 원칙적으로 종금형 CMA를 제외하고 원금 보장이 되지 않지만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손실 우려는 거의 없다.
CMA는 증시에 투자하기 전 대기성 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들은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상황에서 CMA의 매력은 점점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CMA 자금이 많아지면 주식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4%대에 머물러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수익률도 금리 인상에 따라 점차 오를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칠 악영향도 거의 없다고 본다. 내년 코스피가 점진적으로 상승해 최고 2800∼29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하나금융투자 조용준 센터장은 “금리 인상은 예상됐었고 글로벌 경기, 수출이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이종우 센터장은 “한 번 크게 흔드는 시기가 있겠지만 점진적 상승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상반기 이후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SK증권 최석원 센터장은 “기본적으로 경기는 좋은 상황이지만 올해 같은 활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상반기 이후 수출주에 부담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센터장은 “하반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속화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센터장들은 은행과 보험업종이 금리 인상 시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안전한 국채에 장기 투자해 수익을 내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라 채권금리가 올라가는 게 유리하다. 보험사들은 실적이 좋아지면 고객들이 내는 보험료를 낮출 여지가 커진다. 예정이율도 오를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도 좋고 보험사도 고객을 모집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나성원 안규영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