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항·정답에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4일 밝혔다. 이의신청이 가장 많았던 사회탐구영역 ‘생활과 윤리' 18번 문항 역시 이상이 없다고 평가원은 판정했다.
수능 응시생의 이의신청은 시험일인 지난달 23일부터 같은 달 27일 오후 6시까지 나흘 간 평가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수집됐다. 접수된 이의신청은 모두 978건. 중복·취소된 의견, 문항·정답과 무관하게 시험을 평가한 의견을 제외하고 실제 심사 대상이 된 의견은 809건이었다. 지목된 문항은 151개였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이의심사실무위원회의 심사 및 최종 심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151개 문항과 정답에 오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평가원이 심사한 문항에는 ‘생활과 윤리’ 18번도 있었다. ‘사상가 갑, 을’이라는 가상의 인물로 설정한 미국 철학자 존 롤스의 입장을 가장 적절하게 기술한 예시를 고르는 이 객관식 문항에서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은 ③번(을: 자원이 부족한 국가만을 원조대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이었다. 롤스는 ‘정의론’의 저자다.
③번은 ‘자원이 부족해도 질서 정연한 국가라면 원조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 롤스의 입장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 정답으로 볼 수 없다는 응시생들의 이의신청이 잇따랐다.
③번 예시문은 ‘자원부족 국가만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국가도 원조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은 269건으로 가장 많았다. 평가원은 제기된 이의신청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평가원은 “자원 보유량만으로 원조 대상을 결정하는 ‘행위’를 비판하는 예시로 ‘자원이 부족한 모든 국가를 원조대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한 것이 아니다”라며 “‘쾌락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쾌락주의를 비판하면서 ‘모든 쾌락을 추구해도 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고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