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9세 미혼 여성 10명 중 8명 "늦은 결혼으로 난임 걱정돼"

입력 2017-12-04 14:34 수정 2017-12-04 15:58

30대 후반 미혼 여성 10명 가운데 8명은 늦어지는 결혼으로 ‘난임’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로슈진단이 국내 35~39세 미혼 직장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늦어지는 결혼 및 자녀출산 계획’을 주제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 결혼이 늦어지면서 난임과 건강한 출산에 대한 걱정을 가장 많이 하고 있었다고 4일 밝혔다.

결혼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4.6%(323명)가 결혼을 하나의 선택으로 인식하며 “상황에 따라 결혼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답했다. 35.4%(177명)만이 “현재 결혼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는 꼭 결혼할 것”이라고 답했다.

자녀 계획과 관련해선 62.2%(311명)가 계획있다고 답했고 “언젠가 결혼을 꼭 하겠다”는 응답자 중 자녀 계획이 있는 비율도 87%(177명)로 높게 나타났다. 결혼 시기와 관계없이 자녀를 낳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결혼 후 자녀 계획이 있다고 답한 여성 대부분이 늦은 결혼으로 인해 건강한 임신 및 자녀 출산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2.6%( 257명)가 자녀 출산과 관련해 결혼이 늦어짐에 따라 ‘난임’ 또는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가장 걱정하고 있었다. 특히 난임을 우려하는 응답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여성들이 난임을 걱정하는 만큼 실제로도 난임을 겪는 여성들이 많다. 국내 난임 여성은 2010년 10만명에서 2014년엔 16만명을 넘어섰다. 여성의 가임력은 20대 중반에 가장 높고 35세 이후부터는 급격히 저하되기 시작한다.
나이들수록 난소는 노화되고 기능이 떨어져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는데, 40세 이상의 여성의 임신 가능성은 약 5% 정도로 매우 낮은 편이다. 건강한 젊은 여성들도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환경호르몬 등 다양한 요인으로 난소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대구 마리아병원 이성구 원장은 “나이가 젊은 여성들도 난소 기능이 저하될 수 있는데 이는 여성의 실제 나이와 난소 나이가 차이나기 때문이다. 난소의 노화는 스스로 체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결혼 후 출산 계획이 있다면 자신의 난소 기능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현재 결혼 및 출산 계획이 없는 여성들도 자신이 보유한 난소 개수를 통해 난소 나이를 미리 파악한다면 향후 임신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래 난임에 대한 우려는 ‘난소 기능(나이)’을 점검해 예측할 수 있다. 난소 기능은 여성의 난소 내 배란될 난포의 수와 원시난포(어린 난자)의 수를 파악해 난소 나이를 가늠하는 것이다. 난소 나이를 알면 향후 임신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된다.

난소 기능 검사는 대표적으로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가 사용되는데 혈액 검사 중에서도 ‘AMH 검사(항뮬러리안 호르몬 검사)’는 생리 주기에 관계없이 동일한 결과 값을 얻을 수 있다. 연령에 따른 가임력 감소를 잘 반영해 난소 기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흔히 '난소 나이 검사'로 불린다.

AMH 수치는 25세에 정점에 달하고 노화가 시작되는 30대부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검사 결과 AMH 수치가 낮게 나왔다면 필요시 난자 동결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때 난소 기능 검사로 먼저 난소의 나이를 측정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혹시 모를 난임 가능성에 막연히 걱정하고 있기 보다 난소기능 검사를 통해 자신의 난소 나이를 확인하면 난임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 난임은 물론 과립막세포종양,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의 질환을 유발하며 이는 결국 조기 폐경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평소 신체적 이상 증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체크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난소 기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